명동대성당
2015년 본당 사목지침
기도는 새로운 복음화의 활력
"사도들과 신자들은 모두 한마음으로 기도에 전념하였다." (사도 1, 14 참조)
형제자매 여러분,
2014년은 우리나라에 많은 상처와 슬픔이 있었고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가까이에서 뵙는 행복도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교황님의 겸손과 친절, 그리고 정의로움을 배우고, 교회쇄신과 청년선교와 약자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일에 매진함으로써 교황님의 뜻이 우리 교회 안에 살아계시도록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그러나 그런 모든 일에 선행되어야 할 일이 바로 ‘기도’입니다. 기도 없이는 하느님의 일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침 우리 교구장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께서는 2015년을 ‘기도의 해’로 선포하셨습니다. 이에 우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도 특별히 2015년 한 해 동안, 기도를 생활화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고안되고 운영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므로 아침저녁, 식사전후 기도는 물론 성무일도, 묵주기도, 화살기도, 평일미사 참례와 성체조배를 더욱 열심히 합시다. 가족과 함께하는 각종 가정기도 외에 일터에서의 기도도 바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특별히 청년들이 기도에 맛들이도록 배려하고, 우리나라의 평화와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도 잊지 않길 바랍니다. 또한 그 모든 기도가 이기적이고 기복적인 태도를 지양하고 타인을 위하고 사회를 위하는 기도, 자기를 참회하고 수련하여 하느님께 영광 드리는 기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바야흐로 명동대성당개발 1단계가 완공됨에 따라 교회 안팎으로 더 많은 관심과 기대가 우리에게 향하고 있습니다. 명동대성당은 대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각 지역 본당들이 원하는 역할은 물론 이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도 성실히 수행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방면의 역할을 재정비해야 할 것입니다.
명동대성당에서 이루어지는 문화 프로그램은 소비적이며 향락적인 문화향유가 아니라 교육적인 의미를 전달하고 정서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체험을 대중에게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강연 프로그램이 이루어진다면 우리 교회의 전통과 가르침, 종교와 인간의 심층적 의미, 사회적 질병 치유, 가정과 생명교육, 윤리도덕성 회복, 진정한 정의 이해 등을 위한 주제들이 심도 깊게 다루어지면 좋겠습니다.
사회참여 프로그램은 사회의 유기체성을 일깨우고 정치, 경제, 교육, 문화부문에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면서, 결론적으로 가난하고 약하고 소외된 계층을 돌보는 것이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청년들, 즉 교회와 사회의 미래세대에게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겸손과 불우한 이웃에 대한 측은지심을 갖게 하고, 그릇된 사회질서에 맞서는 정의감과 예언자적 용기를 북돋아주는 각종 배려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이런 모든 프로그램들이 잘 운영되려면 많은 봉사자들이 필요합니다. 봉사는 봉사하는 당사자가 첫 번째 수혜자이며 봉사 받는 대상이 두 번째 수혜자입니다. 부디 과시적이고 편의적으로 봉사를 행하는 봉사자들이 아니라 겸손하고 묵묵히 사랑을 실천하고 사랑을 전달하는 봉사자들이 구름처럼 모여들기를 기대합니다.
하여 새로 단장된 명동대성당에서 새로운 바람이 일기를 소원합니다.
“전능하고 자비로우신 하느님, 저희 모두의 마음과 저희가 하는 일에 당신 축복 베푸소서.”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주임신부 고 찬 근 (루 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