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ble of Contents Table of Contents
Previous Page  3 / 12 Next Page
Information
Show Menu
Previous Page 3 / 12 Next Page
Page Background

2017년 8월 15일

3

최고의 가치는 평화를 건설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것

입니다. 그런데 세상 곳곳에는 여전히 많은 이들이 테

러와 전쟁으로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도 가난과 굶주림으로 많은 생명이 죽어가고,

온갖 차별과 증오와 폭력으로 인한 죽음이 우리들을

짓누르고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으로, 70년

이 넘도록 남북이 갈라진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반

도 평화의 정착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평화에도 직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 핵·미사일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요즘의 현실은 큰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디 우리 민족의 생존과 미래를

위해 북한이 한반도의 비핵화 실천과 무력대치를 포

기하여 하루빨리 대화의 장으로 나와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기를기원합니다.

진정한 평화로 가는 길은 힘과 이해관계의 균형으

로만 이룩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평화의 활동으로

얻어집니다. 사회 지도자들은 무엇보다 평화를 우선

적인 가치로 인식하고, 우리 사회가 공동선을 위한 길

을 걸을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할 것입니다. 성 요한 23

세교황은회칙 「지상의평화」에서평화를이루기위한

조건으로 ‘정치 공동체들 간의 상호관계’, ‘세계 정치

공동체의임무와필요성’을강조했습니다.

평화를 이루는 일은 우리 모두에게도 반드시 필요

한 사명이며, 특히 우리 가톨릭 신자들에게 맡겨진 역

할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복음을 살아가는 우리

신앙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더 적극적으로 평화를

이루고, 화해하고, 일치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내면에서부터 삶의 모든 차원에 이르기까지 평화를

살고 선포해야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교회

는 과연 사회 속에서 참된 평화의 증거자가 되었는지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든 사람이 평

화를 위한 일꾼이 되어 하느님의 자녀로 불리도록

(마태

5,9 참조)

타인을이끌어주어야합니다.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우리 신앙인들에게 무엇보

다 먼저 묵주기도를 열심히 바칠 것을 권고합니다. 묵

주기도는 악을 물리치는 효과적인 영적 무기이며, 평

화로 인도하는 길잡이입니다. 묵주기도는 성모송을

조용히 반복하면서 하느님의 구원 역사를 묵상하기에

기도하는 사람이 참된 평화

(요한 14,27 참조)

를 받아들이

도록 하고, 체험하게 하며, 주변에 전파하게 합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마침내 이 세상의 수많은 어려움과

도전을 신앙으로 극복할 희망을 가지고, 세계 평화를

이루는복된일꾼들로변모할것입니다.

올해도 우리 교구는 광복절을 맞이하여 ‘평화의 바

람·DMZ 국제 청년 평화 순례’를 마련했습니다. 우리

나라와 세계의 젊은이들이 DMZ를 걸으며 평화의 소

중함을 깨닫고 평화의 새로운 씨앗을 뿌리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신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기도를 부탁

드립니다.

성모 승천 대축일을 맞아 우리는 참된 평화를 향해

새롭게 출발하며 사랑의 용기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특히 온 겨레가 희망을 안고 평화의 하느님께 가까이

나아가면서

(히브 7,19 참조)

신앙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께

서우리를도와주실것을간청합시다.

2017년 8월15일

천주교서울대교구교구장

추기경염수정안드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