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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seoul.catholic.or.kr특집속의특집
전능
하신
분
께서
나
에게
큰일
을….
(루카 1,49)
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 면에서 부족한 저를 위
하여 축하해주고 기도하여 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
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으로부터 주교 임명 소식을 처음으로
들었을때, 저는마음속으로 ‘저는이런봉사직을수행하기에합
당치 않습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피
정중에 ‘이새로운부르심은나자신의지혜나능력에기초하기
보다는 오로지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 안에서만 가능한 일이로
구나!’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성경 말씀이 많은
빛과 위로를 주었습니다.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루카 17,10)
“그러나 하느님의 은총으로
지금의내가되었습니다.”
(1코린 15,10)
저는 매일 아침 일어나면 제일 먼저 벽에 걸려있는 십자가 앞에
부복(俯伏)하여 성모님의 노래(Magnificat)를 바치며 하루를 시
작하는습관이있습니다. 오늘성모승천대축일복음을읽으며
다시 한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습니다 … 전
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루카 1,48-49)
라는대목을저의찬미가로바치게됩니다. 이막중한임무가제
게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교우 여러분의 많은 기
도안에서살아갈수있으리라는희망을갖게됩니다.
“전능하신분께서나에게큰일을…”
가정공동체로서의교회를꿈꾸다
사제서품을 받고 처음으로 부임한 본당에서 주일학교 교사를
하며저와깊은우정을나누었던형제님이 20여년만에저를축
하해주려고포이동성당사제관에오셨습니다. 반갑게그동안의
삶을이야기하다가 “요즈음어떻게신앙생활을하느냐?”고물으
니 “본당에서 활동하면서 공허함이 생겨 지금은 주일미사만 참
례합니다. 전례안에서위로와힘을얻고있습니다”라는답변을
들었습니다.
우리가 이 시대에 추구하고 살아가야 할 교회의 모습은 아마도
가정 공동체로서의 교회상
(domestic church)
이 아닐까 하는 생각
이듭니다. 하늘에계신우리아버지하느님을모시고그분의자
녀로사는공동체가바로교회라고하겠습니다.
한가족이이루는가정이라면그목적은식구들인구성원한사람
한사람이 “하늘의너희아버지께서완전하신것처럼너희도완전
한사람이되어야한다”
(마태 5,48)
는말씀을이룰수있도록서로
도와주고 함께 걸어가는 데 있는 것입니다. 이 가정교회의 원형
(原型)
은 바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모습에서 비롯됩니다. 곧
위
(位)
로서는각각
(各各)
이며본체
(本體)
로는하나이신성부
(聖父)
,
성자
(聖子)
, 성령
(聖靈)
께서 이루시는 일치와 친교의 신비 안에서
우리는가정과교회가닮아가고살아야할길을보게됩니다. 한
가족을이루는형제자매들이니서로간의능력과성격과재능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근원적으로 일치
(一致)
의 삶이 가능합니다.
“여러분은모두그리스도예수님안에서믿음으로하느님의자녀
가 되었습니다.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은 여러분은 다
그리스도를입었습니다. 그래서유다인도그리스인도없고, 종도
자유인도 없으며, 남자도 여자도 없습니다. 여러분은 모두 그리
스도예수님안에서하나입니다.”
(갈라3,26-28)
그리스도안에하나인교회
그리고어머니의역할
한가정을이루는가족구성원들사이에서제일약한형제자매들
은특권적인자리와몫이있습니다. 그것은다른형제자매들이약
한사람들의부족함과결핍을채워주도록운명지어졌다는사실입
니다.바오로사도는이를이렇게비유로묘사하고있습니다.
“몸의지체가운데에서약하다고여겨지는것들이오히려더요긴
합니다. 우리는몸의지체가운데에서덜소중하다고생각하는것
들을특별히소중하게감쌉니다…한지체가고통을겪으면모든
지체가함께고통을겪습니다.한지체가영광을받으면모든지체
가함께기뻐합니다.”
(1코린 12,22-23.26)
한가정안에서이런형제
애를 싹트게 하고, 자라고, 활짝 꽃피우는 데에는 ‘어머니’의 존재
와역할이아주크다고하겠습니다. 남성들에비해서여성들의부
드러움과 섬세함이 한 공동체를 더욱더 아름답게 가꾸고 풍요롭
게 만들어 주지 않는지요? 그래서 교부들은 교회를 ‘자모
(慈母)
이
신성교회’라고노래하였습니다. 오늘성모님의승천대축일에교
회의어머니, 마리아의숭고함과아름답고거룩하신덕행을기리
면서그분을본받고닮아가는하느님의자녀가되기를다짐해봅
니다. “교회는마리아의깊은성덕을바라보며, 그사랑을본받고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충실히 이행하며 하느님의 말씀을 충실히
받아들여그자신도어머니가된다.”
(「교회헌장」 64항)
구요비 주교는 1981년 사제품을 받은 후 프랑스 리옹 가톨릭대와 파
리 가톨릭대에 유학해 노동사목과 영성신학을 전공했습니다. 프라
도사제회 소속 사제로서 늘 가난한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등 이땅
의 가난한 노동자들과 함께 해왔습니다. 새 주교님을 환영합니다!
서울대교구는 8월 17일 오후 2시, 명동대성당에서 구요비 주교 서품
식을 거행합니다. 구요비 신임 보좌주교가 주님의 착한 목자로서 그
임무를 다할 수 있도록 많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명동대성당은 좌석
이 한정된 관계로 많은 분들을 모시지 못한 점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글
구요비 욥 주교(서울대교구보좌주교)
사
특집 속의 특집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탄 생
지난 6월 28일 오후 7시
(로마시각 낮 12시)
, 천주
교 서울대교구 보좌주교가 새롭게 탄생했습니
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구요비 욥 주교를 임명하
면서, 서울대교구는 2013년 12월 유경촌, 정순택
주교와 2015년 7월 손희송 주교 임명에 이어 약
2년 만에 새 보좌주교를 맞는 기쁨을 누리게 됐
습니다. 또한 지난해 4월 조규만 주교가 원주교
구장으로 임명되면서 줄어들었던 서울대교구 보
좌주교의 수도 다시 4명으로 늘어나게 됐습니다.
교구로서도 경사로운 구요비 주교의 임명 순간
과공식일정첫행보를스케치했습니다.
6월 28일 오후 7시, 교황청의 임
명 발표 시간에 맞춰 천주교 서울
대교구 총대리 손희송 주교와 사
무처장 홍근표 신부가 포이동성당
을 방문해 구요비 주교의 임명 소
식을 알렸다. 깜짝 놀란 신자들에
게박수를 받고있는 구요비 주교.
구 주교 임명으로 한 자리에 모인 서울대교구 주교단
임명 이튿날, 명동에 이어 혜화동 가톨릭대학 성
신교정 강성삼관을 찾아 교구 주교단과 함께 정진
석 추기경을 예방했다. 정 추기경은 이날 자리에
서 구 주교에게 저서 ‘질그릇의 노래’를 선물했다.
정 추기경 예방을 마치고 신
학대학 성당에 모셔진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
건 안드레아 신부의 유해 앞
에서 기도하고 있는 주교단.
정리·편집
서동경 안나(서울대교구 홍보국)
사
7월 4일 서울 궁정동 주한 교황대사관에서 같은 날
함께 임명된 제주교구 문창우 주교
(왼쪽에서 다섯번
째)
와 신앙선서 및 충성서약을 하고 있다. 이날 예식
은 오스발도 파딜랴 교황 대사
(가운데)
가 주례했다.
임명 이튿날,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대교구청을 찾은 구요비 주교는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만나자 아이처럼 왈칵 울음을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