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ous Page  12 / 21 Next Page
Information
Show Menu
Previous Page 12 / 21 Next Page
Page Background

서 • 울 • 주 • 보 • 특 • 별 • 판

발행

천주교 서울대교구

|

발행인

염수정

|

편집인

허영엽

|

기획·취재편집

홍보국 언론홍보팀

(commu@seoul.catholic.kr

)

| 편집디자인

홍보국 주보편집팀

(jubo@seoul.catholic.kr)

| 전화

02)727-2114

| 홈페이지

http://newsseoul.catholic.or.kr

4월 16일

(가해)

예수부활대축일

2017_Vol.

편집장

허영엽 마티아 신부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시대입니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완벽하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고, 인간이 분열되어 있음을 재확인하는 시대입니다. 게다가 기

술과 인터넷은 서서히 인간의 모습을 갖춰가는 중입니다. 그저 우리는 시간

이 갈수록 소외감을 느끼며, 목적지도 모른 채 달리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

그 사이 우리는 오프라인 관계보다 온라인 관계에 더 익숙해졌습니다. 클릭

한 번에 인간관계를 쉽게 형성하고, 클릭 한 번으로 그 관계를 쉽게 청산합니

다. 나와 다른 ‘타인’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서로

오해하고 멀어지기 쉬운 환경입니다.

전적으로 나와 다른 ‘타인’. 그는 바로 다름 아닌 하느님입니다. 교회는 이 같

은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죄인들의 공동체인 교회와 전적으로

다른 분이 하느님이시고,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하느님을 멀리 계신 분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나요. 전능하시고,

내 능력을 넘어서는 분이라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괴리감이 들지요. ‘나’와 성

격이 다르고, 행동이 다르고, 말하는 방식이 다른 그 타인 안에, 그 상대방 안

에 주님이 계신다는 생각 역시 익숙하지 않습니다.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

(Jean Paul Sartre)

는 “타인은 지옥”이라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그는 무신론자였습니다. 우리에게 있어 이 문장은 여전히 그럴

듯해 보입니다. 타인을 주님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갈등과 불화만 남아 결

국 지옥 같은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에게 “타인은 천국”입

니다. 그리스도인은 원수의 모습에서도 주님의 얼굴을 봅니다.

(시편 27,8 참조)

주님의 부활은 우리에게 이런 신비를 알아보는 새로운 눈을 선물했습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선장으로 하고 한 배에 올라탄 공동체와 같습니

다.

(마태 8,23 참조)

이 공동체는 각자의 개성은 다르지만 하느님에게서 받은

각각의 은총으로 ‘한마음 한뜻’

(필립 1,27)

이 됩니다. 또한 교회는 알 수 없는 불

의로 초주검이 된 이웃의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싸맨 다음,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줍니다.

(루카 10,29-37 참조)

타인이 불의하게 억울한 일을

당하고 고통받을 때 모두 함께 나서서 아파하고 위로해줍니다.

오늘날에는 타인의 고통도 하나의 볼거리로 전락되어 소비되는 듯합니다. 같

은 배에 올라탔음에도 ‘나’와 직접적 관계가 없다면 너무나 쉽게 서로가 ‘나 몰

라라’ 하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한 상황에서 정의와 불의는 뒤

섞이고, 개인주의는 이기주의로 변질되며, 용서와 분노는 뒤죽박죽됩니다.

서울주보 특별판 ‘가톨릭서울’은 타인을 천국으로 맞아들이기 위한 ‘첫걸음’으

로 막을 올립니다. 교회라는 하나의 배를 타고 있는 ‘나’ 자신을 돌아보는 코너

를 비롯해, ‘다름’을 수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마련했습니다. 이 시도들

이 우리 사회가 당면한 여러 문제들 앞에서 세상을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마음

과 닮아갈 수 있도록 겨자씨만 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치와 경제,

외교와 국방, 교육과 민생 등 곳곳에서 우리는 갈등을 겪고 있지 않습니까. 뭐

든지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함께 천국으로의 여정을 떠나보시죠.

01

부활호

그리고

우리 모두 첫걸음을 내딛고

‘뛰어들도록’ 조금 더 노력합시다. …

복음을 전하는 공동체는

아무리 힘들고 기나긴 길이라도

한 걸음 한 걸음 사람들과 ‘함께 갑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복음의 기쁨」 24항

서울주보 특별판 가톨릭서울은?

⃞ 서울대교구 신자들의 건전한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꾸려진 매거진입니다. 웃음과 위트가 있는 신앙생활, 상호이해와 소통을 지향합니다.

⃞ “서로 사랑하라”

(요한 15,12)

는 주님의 말씀을 기반으로 이 시대 신앙인의 고민을 함께 나누며, 쉽고 재미있게 꾸며집니다.

⃞ 연 4회 의무 대축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예수 부활 대축일, 성모 승천 대축일, 주님 성탄 대축일)

에 발행됩니다.

⃞ 주보와 함께 본당에서 무료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온라인 판도 곧 만나실 수 있습니다.

MatthewGarre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