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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말씀

‘나와너’의친밀함, ‘영원한나’의현존

학적인 통설에 의하면 10만 년 전 이 지구상

(地球上)

에는

최소 6종류의 인간종

(種)

이 살고 있었는데

(예컨대 네안데르탈인,

호모에렉투스, 크로마뇽 등)

그중 현재의 인간종 호모 사피엔스

(homo sapiens)

만이살아남게되었다고합니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그 생존의 이유 중 하나로 호모

사피엔스는 ‘뒷담화 문화

(文化)

’가 있어서, 뒷담화를 통하여

서로 협력하고 연대하여 자기들의 생존력과 생존 영역을

넓히고발전시켜왔다고진단합니다

(「사피엔스」, p42~60)

.

여러분은 뒷담화 하기를 좋아하십니까? 뒷담화

(談話)

앞에서는아무말못하면서나중에뒤에서비판하고욕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수다를 의미하는데, 부정적인 행동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그는 이런 뒷담화 문화 안에도 소통,

친교, 대화라는 창의적이고 긍정적인 순기능이 있음을 지

적합니다.

바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당신 제자들

의 삶의 모습에서도 소통과 대화가 강조됩니다. “네 형제

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가서 단둘이 만나 그를 타일러라.

… 그러나 그가 네 말을 듣지 않거든 한 사람이나 두 사람

을 더 데리고 가거라. … 그가 그들의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거든교회에알려라.”

(마태 18,15-17)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대화의 하느님이십니다. 대화의

하느님이심은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를 나와 너의 친밀한

관계로 대해 주심을 말합니다. 구약성경은 야훼 하느님께

서 이스라엘 백성을 부르실 때, 늘 “나 야훼가 너 이스라엘

에게 말한다!”로 시작합니다.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

전체를 ‘너’라고 말씀하실 때, 이는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구체적인 ‘너’를 통하여 구체적

인 개인인 ‘나’에게 말씀을 전하시길 원하신다는 뜻이겠습

니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

는나도함께있기때문이다.”

(마태 18,20)

철학자 마르틴 부버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나

와그것이아니라나와너라는친밀함이있을때그뒤에는

‘영원한나’가현존

(現存)

한다’고통찰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대화의 하느님이심은, 우리가 믿는 하느님

이사랑이시라는신앙고백입니다. 하느님아버지께서는당

신의외아드님이신예수그리스도를우리에게사랑으로내

어주심으로우리각자를 ‘나와너’의관계로만드시고시간

과 공간을 초월하여 우리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시길 원

하십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자녀들인 우리가 성숙한 하느님

의 자녀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나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이웃사람들을인격적으로신뢰하고언제든어떤처지에서

든대화의문을열어놓는우리가되었으면좋겠습니다. 특

별히 나에게 상처를 입히고, 죄까지 범한 사람까지도 마음

으로 증오하지 않고, 관계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 이것이

성숙한그리스도인의모습일것입니다.

서너 살 된 어린아이가 엄마의 지도에 따라 촛불을 바라보며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기도와 청원의 의미를 속삭이며 얘기하는 듯합니다. 그들의 간절한 기도가 하늘

에 닿아 그 지향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함께 간구합니다.

김대환

안드레아

|

가톨릭사진가회

“너희가운데두사람이이땅에서마음을모아무엇이든청하면,

하늘에계신내아버지께서이루어주실것이다. 두사람이나세사람이라도

내이름으로모인곳에는나도함께있기때문이다.”

(마태 18,19-20)

사진

설명

구요비

욥주교 | 서울대교구보좌주교

Obere Pfarre성당. 밤베르크. 독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