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ࢮਊભ߽

생명

말씀

복음을 읽으면 마음에 평화가 찾아와야 할 터인데, 종종

복음 말씀이 우리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도 그렇습니다. 애써 당신을 찾아와 자신의 딸을 살려

달라며 애원하는 여인에게 예수님은 참으로 모질게도, “자

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주는 것은 좋지 않다”

고말씀하시네요. 단지이스라엘백성이아니라는이유만으

로상대방을이렇게까지비하하며그청을뿌리치시는예수

님의매정함에순간아연해집니다.

하지만예수님은정말이여인의청을거절하시려는것이

었을까요? 단지이여인이가나안사람이라는이유로? 실상

어떤 이들은 그렇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

을 두고, 원래 이스라엘 백성만을 구원하러 오셨던 예수님

이 가나안 여인의 믿음을 보시고 마음이 바뀌어 이제는 이

방인들까지도구원의대상으로삼으시게된것이라보는견

해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과 가나안 여인 중, 이 사건

을 통해 극적인 변화를 보인 사람이 예수님이 아니라 가나

안 여인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곧, 처음에는 예수님

께 대한 참된 믿음이 없이 그저 치유의 기적만을 바랐던 이

가나안 여인이, 예수님과의 대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예수

님께대한믿음을고백하며참된이스라엘백성이되어가는

과정을겪고있는것이라볼수있지않을까요. 이때 ‘이스라

엘 백성’이란, 어떤 혈연이나 지연에 근거한 민족을 지칭하

는것이아니라, 유다인이든이방인이든상관없이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고백하는 아브라함의 모든 자손들’이라는 영적

인개념이라할것입니다.

이렇게본다면, ‘자녀에게줄빵을강아지에게줄수없다’

는 예수님 말씀이 이 가나안 여인을 향한 모욕이 아님을 알

수있습니다. 쉽게말해, 부모이기때문에자녀에게빵을주

는것이지, 빵을주기때문에부모가되는것은아닙니다. 하

지만강아지의경우는다르죠. 누구든빵을주는이가곧주

인입니다. 강아지에게빵을주듯이사람들에게치유의기적

을 선물한다는 것은, 곧 그 기적을 미끼로 사람들을 꾀어내

어자신을주인으로섬기게함을의미합니다. 하지만예수님

은, 사이비교주들이그러하듯이어떤놀라운일을보여줌으

로써사람들이자신을섬기게하려고기적을행하시는것은

아닙니다. 예수님의기적은강아지에게던져주는눈먼양식

이아니라, 당신자녀들에게베푸시는아버지하느님의사랑

의표지입니다. 가나안여인이믿음으로이스라엘백성이되

자, 사랑이신아버지하느님의자비로운구원이현실이되어

그녀에게펼쳐졌고, 그녀의딸은치유를받았습니다.

하느님은우리가기도를드린시간과노력에비례하여기

적을 베푸시게끔 설정된 기적 자판기가 아니라, 믿음으로

당신의자녀가된이들의아픔과부족함을사랑으로어루만

져주시는아버지이십니다.

기적은, 아버지의 사랑이 자유로이 표현되는 한 방식일

따름입니다.

석관동성당은 1978년 3월 이문동성당과 장위동성당을 모본당으로 설립되었고, 월계동성당

(1992년)

을 분할했습

니다. 석관동은 마을 동쪽에 있는 천장산의 한 맥에 검정 돌을 꽂아놓은 수수떡이나 경단 같다 해서 돌곶이 마

을이라 불리다가 이를 한문으로 표기해 석관이라는 동명이 되었다고 합니다. 1977년 이문동성당 신부는 석관

동의 324평의신축부지를매입하여미사봉헌을시작하였고, 이어 1979년 7월성당준공및낙성식을거행하였

습니다. 주보는 ‘예수부활’로정했습니다.

김명중

시몬신부

|

전산정보실부실장

석관동성당

사진

설명

서울특별시성북구돌곶이로18길 3-6

잠실성당 석관동성당 독산동성당

믿음에로초대받은가나안여인

최규하

다니엘신부 | 가톨릭대학교성신교정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