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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Ц

생명

말씀

신부님, 기도는어떻게하나요?

신자들의 단골 질문 가운데 하나가 “기도는 어떻게 하나

요?”입니다. 어릴 적 주일학교 선생님께 배웠던 모범답안

에따르면 ‘기도란하느님과의대화’입니다. 먼저우리의대

화를 떠올려봅시다. 대화란 듣는 행위와 말하는 행위로 구

성됩니다. 상대의 말을 잘 들어야 대화의 맥락에서 벗어남

없이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진행됩니다. 만약 상대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거나 성급히 판단해 본래 뜻을 왜곡한다면,

의사소통은 오해를 낳기 마련입니다. 하느님과의 대화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충분히 귀

기울이지 않거나 내가 듣고 싶은 대로만 듣는다면, 기도라

는 이름의 배는 ‘분심’의 풍랑 속에 빠져 길을 잃고 엉뚱한

방향을향하게됩니다.

제1독서

(1사무 3,3ㄴ-10,19)

에서 하느님께서 사무엘을 부르

시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익숙하지 않던

사무엘은 엘리를 찾아가 “저를 부르셨지요?”라고 묻습니

다. 이 과정이 반복되자 하느님께서 사무엘을 부르고 계심

을 눈치챈 엘리는 사무엘에게 “주님,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라고 일러줍니다. 그제야

사무엘은 주님의 부르심을 올바로 알아듣고 대답합니다.

이로써 사무엘은 하느님과의 대화를 시작합니다. 이 이야

기를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잘 알아듣고 바르게 대답하는

것이 그분과의 대화, 곧 기도를 시작하기 위한 첫걸음임을

배웁니다.

복음

(요한 1,35-42)

에서는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부르시는

장면이 소개됩니다.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을 향해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라고 말하자, 이 말을 들은 두 제

자는 예수님을 따라갑니다. 예수님과 함께 묵었던 요한의

두 제자 중 한 사람은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아인데, 안드

레아는 형에게 가서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라고 말합니

다. 안드레아는이기쁜소식을들은베드로를예수님께데

려가고, 그분은 베드로를 제자로 삼으십니다. 이 이야기에

서여러등장인물

(세례자요한, 그의두제자, 베드로)

이각각예수님

과관계를맺고있습니다. 특별히베드로는여러과정을거

쳐 예수님의 제자로 부르심을 받습니다. 누군가가 말하고,

말한 것을 들으며, 듣고 본 것을 다른 이에게 다시 말합니

다. 그 내용을 또 다른 이가 듣고서야 비로소 예수님과의

소중한 만남이 성사됩니다. 이처럼 하느님과의 대화인 기

도는올바로듣는것과올바로말하는것이필수적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기도하고 계십니까? 여러분이 하고 싶

은 이야기만 넋두리하거나 소원하지는 않으십니까? ‘들리

지 않는’ 하느님의 말씀에 충분히 귀 기울이고 계십니까?

말을 많이 해야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잘 듣는 사람이

말을잘하는것임을하느님과의대화인기도에서도배웁니

다. 2021년한해동안하느님을향해, 이웃을향해충분히

귀기울이는그리스도인이되기를희망해봅니다.

맨발의 수도사가 절벽 위에 선 채 기도를 드리는 모습이 위태로워 보입니다. 인간에 대한 연민과 하느님

을향한사랑, 그무거운번민의무게가느껴지는듯합니다. 작은유혹에도쉬이흔들리는나약한인간이

기에, 하느님의 범주와 세상의 경계에서 고뇌합니다. 오늘도 위태롭게 흔들리는 우리를 붙잡아 주시는

분, 그렇습니다. 그분은하느님의어린양이십니다.

장은미

베르나디아

|

가톨릭사진가회

“보라, 하느님의어린양이시다.”

(요한 1,36)

사진

설명

리마, 페루

김상우

바오로신부 | 가톨릭대학교성신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