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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제가 만화로 남기는 신학교 이야기들」
(임충신 글·그림, 가톨릭출판사)
은 100여 년 전 용산 신학교에 입학한 한 소년
의 이야기입니다. 올 한 해 동안
故
임충신 신부님의 삶을 통해 옛 신학교 모습과 생활을 다룹니다.
# 신학교에서의 생활 _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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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날 기차 안에서 상치 쌈을 맛이 있게 먹는 농부를 바라보며
“우리도 빨리 집에 가서 쌈부터 먹어야지
…
.”
식 당
학생들의 음식 반찬은 김치와 고추장뿐이다.
일차 대전 관계로 경비가 부족하여 저녁에는 죽을 쑤어 주는데,
나는 황해도에서 못 보던 아욱으로 죽도 쑤어주고, 국도 끓여 주
는데, 미끈미끈하여 도무지 맛이 없는 것을 억지로 먹었다.
신부님들의 음식은 학생들이 부엌에서 신부님들 상에 갖다 놓는
데,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와 양요리 등을 보면, 우리 음식과
는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주일과 목요일
점심에는 고깃국을 주며, 각 신부님들 본명 축일에도 고깃국과
과자 한 봉지씩 준다.
삼왕조
(주의 공현)
날에는 주교님 이하 근 20명의 신부님들이 모
여 잔치 중에 왕을 뽑는데, 왕이 된 신부는 부활 후 첫 목요일에
동작동 별장으로 가서 한 턱을 단단히 하신다. 잔치는 집에서 하
지 않고, 산에서 하는데 우리 학생들도 빵, 과자, 쵸골라, 가스
데라… 등으로 실컷 얻어먹는다.
방학 첫날 점심은 냉면
엎어말이로주시오.
곱빼기로 한 그릇 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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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
DGNN
)
식사가 마치면 교장 신부가 방울
을 쩌르렁하고 울린다. 그러면 떠들고 소란
하던 식당이 고요해지고, 한 학생이 강당에
올라가 신·구약 성경을 한 5분 동안 낭독하
고 내려오면 모든 학생들은 큰 소리로 “Deo
Gratias” 하고자리에서일어난다. 그후반후
축문(
飯後祝文
)을 합송하고 식당에서 나간다.
식당 벌
잘못한 학생이 있으면 학생들과
신부님들사이에서무릎꿇고거기서밥을먹
으라고 한다. 밥그릇만 갖다 놓았지 대개는
먹지않는다. 그러나비위좋은학생은밥한
그릇을다먹기도한다. 이런벌을 3번만받
으면퇴학을당한다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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