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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장애인 편의시설이 부족하거나 불편하다는 이유

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장애인이 성당에서 느끼는 심리적,

정서적 불편함을 더 중요한 이유로 꼽을 수 있습니다. 바로

장애그자체보다장애인을대하고바라보는사람들의편견

이문제입니다. 그러므로장애인과비장애인이함께어울리

며 ‘평범한 이웃’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

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 본당에 나오지 못하고 있는 장애

인 교우를 찾아 나서고, 이들이 본당 내에서 불편하지 않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이를

실천하는일이절실히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성당이 어떤 점에서 장애인들에게 불편한

지, 그사정을살피고개선할수있도록노력해야할것입니

다. 장애인 편의시설이 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혜택이 아니

라 ‘당연한’ 권리라는 인식을 모두가 공유하고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장애를 장

애로 느끼지 않을 수 있을 만큼 자연스럽게 서로 어울려 살

아갈수있어야합니다. 이런인식과실천을할수있으려면

무엇보다도 가정에서의 교육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가톨릭

교회는가정의구성원들이장애인과같은사회적약자를돌

보고 책임지는 일을 배울 수 있도록 살아야 한다고 가르칩

니다.

(가톨릭교회교리서 2208항; 간추린사회교리 246항참조)

서울대교구에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성라파엘사랑결

성당’과 청각 및 언어장애인들을 위한 ‘에파타성당’이 있습

니다. 에파타성당은 2019년에 자체 성전을 신축하고 봉헌

식을 거행했으며 ‘준본당’에서 ‘본당’으로 승격되었습니다.

기쁘고 감사할 일입니다. 하지만 장애인과의 연대와 나눔

의과제를이두본당에만떠밀어버려서는안될것입니다.

오히려이두본당은비장애인신자들에게장애인의존재를

끊임없이 상기시켜주는 상징입니다. ‘성라파엘사랑결성당’

이나 ‘에파타성당’까지 직접 갈 수 없는 수많은 장애인과 함

께 살아갈 책임과 사랑의 의무는 여전히 모든 본당에게 있

다는 사실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모든 장

애인이 각자의 소속 본당에서 불편 없이 신앙생활을 하면

서, 교구의 모든 본당이 하나같이 제2, 제3의 성라파엘사랑

결성당과에파타성당들이될날을꿈꾸고싶습니다.

때마침 코로나19 감염병 관련 기자회견마다 수어 통역이

텔레비전 화면에 등장했습니다. 수어 통역 중계는 의사소통

을위해수어를사용해야만하는청각및언어장애인의존재

를 상기시켜주었습니다. 본당 미사가 중단되어 많은 신자가

가톨릭평화방송

(cpbc)

의 매일 미사로 신앙의 갈증을 달래고

있습니다. 드디어 주일미사 방송에도 수어 통역이 등장했습

니다. 큰성과입니다. 이왕이면힘이좀더들더라도수어통

역중계가평일미사로까지확대되면좋겠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사회와 교회 안에 아직도 존재하

는 장애인에 대한 모든 종류의 직·간접적 차별에 대하여 우

리의 무관심을 뉘우칩시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장애인도 “천부적이고 신성하며 침해할 수 없는 권리에 상

응하는 온전한 인간 주체”

(노동하는 인간 제22항)

로서 존엄과 위

대함을 드러낸다고 가르치셨습니다. 따라서 장애인에 대한

모든 차별을 제거하고 “실질적이고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

여 장애인의 권리를 증진하여야 한다.”

(간추린사회교리 148항)

교회의가르침을개인과공동체차원에서어떻게실천할수

있는지함께고민하고더욱열심히노력해야하겠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모든 사

람과 특별히 장애인들에게 생기와 활력을 주시기를 기도합

니다. 장애인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수고를 아끼

지 않으시고 함께 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와 존경을 드리

며부활하신주님의강복을빕니다.

천주교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교구장대리

유경촌디모테오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