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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의
이삭
조용하고경건한미사
엄숙하고 조용한 미사 분위기를 누군가 깨뜨리면 당황
스럽고 싫지요. 어떨 때는 화도 납니다. 네, 맞습니다. 그
런장본인이십중팔구는발달장애를가진우리아이들입니
다. 그런데 그 자리에 함께 있는 그 부모들 마음은 노심초
사, 심장은더욱쿵쾅쿵쾅한답니다.
중증에 속하는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우리 아이가 한창
자랄 때는 어디 가서나 저는 죄인처럼 후닥닥 아이를 데리
고나와야했습니다. 또한아이를두고따로미사를보거나
외출을하려면아이옆에다른사람을붙들어둬야하니간
단한일이아니지요.
아이의 행동 때문에 일상이 늘 긴장의 연속이라 수시로
눈물콧물안흘려본발달장애인부모는아마없을겁니다.
내 영혼이 쉴 곳은 어디인가?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
두 나에게 오너라” 하셨건만 제가 그리로 가는 건 왜 이렇
게어려운지요….
동네 어귀에서 열심히 전도하는 동네 교회에도 찾아가
보았습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예배는 없었습니다. 돌고 돌
아 큰 교회에 가보니 장애인 주일예배가 따로 있었습니다.
엄마는 마음 편히 성인 예배를 볼 수 있었지만, 아이는 동
떨어져 모르는 사람들과 1시간가량 떨어져 있어야 하니 몹
시불안한지다시는가지않으려했습니다.
그러고는 몇 년이 지나, 우연히 받아 본 명동성당 주보
에서 장애인 신앙교육부 강연 소식을 보았습니다. ‘아, 성
당에 찾아가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아이도, 제 영혼도 쉴
곳이필요했습니다.
버스 세 정거장 거리의 지구 본당 장애인 주일학교에 아
이와 함께 찾아갔습니다. 그곳에선 중고등부 비장애인 친
구들과 장애인 주일학교 친구들이 함께 미사를 드리고 있
었습니다. 역시나미사도중에장애인친구들중몇몇이소
란스럽게소리내고, 부산스럽게왔다갔다하더군요. 그런
데 비장애인 친구들이나 함께 미사에 참여하는 성인 부모
들 모두 일상처럼 받아들이며 별다른 동요가 없었습니다.
이런 장면이 저에겐 너무나 은혜로운 순간이었습니다. 우
리아이가비장애인들과함께미사를봉헌할수있다니! 그
때저는또다른이유로감동의눈물콧물범벅이되었습니
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아무리 이런 감사한 분위기의 미사라도 경건한 미사 도
중에 우리 아이들이 분위기를 해치면, 그 부모들은 언제
나안절부절못합니다. 그러면이제저는이렇게말합니다.
“아이는 하느님께 맡기고 미사 시간만큼은 우리도 마음을
내려놓읍시다. 우리 영혼도 좀 쉬어야지요.” 부모들도 이
렇게 힘든데, 장애인 주일학교 교사분들의 노고가 정말 큽
니다. 무척감사한일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늘 경건한 미사를 모시는 다른 교인들이
부럽습니다. 우리 발달장애인 부모들도 언젠가는 아이와
함께라도보통의교중미사처럼조용하고경건한미사를모
시는날이오길바랍니다.
고경미
안젤라
장애인주일학교자모회, 연희동성당
정은희
마리아
마천동성당
나를이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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