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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과 차별없는 세상을 위하여

형제자매여러분!

부활하신 예수님의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 모두에게 가득

하시길빕니다.

매년 4월 20일은정부가정한 ‘장애인의날’입니다. 1981

년부터 이날이 시작되어 올해로 40회째를 맞이했습니다.

그동안서울대교구는장애인의날에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안에서기념행사

( 자리축제)

를개최하곤했습니다. 그러나올

해는 안타깝게도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모든 행사가 취소

되었습니다. 모두가 전염병으로 힘든 이 고통의 시기가 늘

고통받아왔고 고통에 고통이 가중되는 장애인을 다시 한번

돌아볼수있는은총의시기가되기를희망합니다.

우리나라가 40년째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고 있지만, 여

전히 개선되지 못한 문제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입니

다. 장애인을 동정이나 시혜의 대상으로 여기는 편견을 버

려야 합니다. 그러한 편견은 장애인을 불편한 대상으로 느

끼게 만들고, 그들이 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머무르기만

을 바라게 합니다. 2018년 평창에서 장애인 동계 올림픽이

열리기 불과 몇 달 전,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

민들앞에서무릎을꿇고눈물로호소하던장애학생부모님

들의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뚜렷합니다. 우리 사회가 여전

히 장애인을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할’ 동료, 형제, 이웃으

로 받아들이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드러내 준 사건이었습

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람이 누릴 수 있는

당연한 혜택에서 제외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차별입니

다. 그런데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쉽게 차별로 이어집니다.

장애인을 위한 저상버스가 늘어나고, 길거리에 점자블록

이 깔리고, 신호등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서비스가 설

치되어 있지만, 정작 그것을 이용하는 장애인을 보기는 쉽

지 않습니다. 공공의 생활영역에서 자신의 역량에 따라 비

장애인과 어울려 노동하는 장애인들을 보기도 쉽지 않습니

다. 서구 선진국의 장애인에 대한 성숙한 시민 의식과 실천

을따라가려면우리가더많이노력을기울여야합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모범에 따라 사회에 모범을 제시해

야 할 교회의 모습은 어떨까요? 성당에서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회

보다 더 못한 측면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등록 장애인은

총 258만여 명입니다

(2018년 통계청 자료)

. 그리고 2018년 12

월 말 기준 서울시의 등록 장애인 수는 39만 2천여 명

(서울

시 전체인구의 4.0%)

입니다. 그렇다면 서울대교구의 모든 본당

마다도 평균 4%의 장애인 신자가 있다고 가정할 수 있습니

다. 신자가 2,000명인 본당이라면 적어도 80명의 장애인이

있다는 뜻입니다. 적지 않은 인원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본

당에서 그 정도로 많은 장애인이 미사에 오는 모습을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 장애인이 성당에 나오기 어려운 여건 때

문이아닐까요?

제40회장애인의날기념담화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