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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어지면서 영적인 고통이 커갔지만, 그 고통

안에는 축복도 숨겨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자들

은 사제를 그리워하고, 사제들은 신자들을 더욱

그리워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그리움은 서로

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자라났습니다. 이 마

음이 계속되어 서로를 향한 사랑과 존경이 깊어지

고 일상이 은총임을 깊이 깨달아 우리 신앙 공동

체는 한층 더 성숙해질 것입니다.

최초의 인간 아담과 하와가 하느님의 말씀에 순

종하지 않은 결과로 세상에 죽음이 들어왔습니다

(창세 2,17; 3,3.19)

. 죄의 결과인 죽음은 인간에게 “영

원한 소멸의 공포”

(사목헌장 18항)

를 안겨 줍니다. 모

든 것을 무

(無)

로 되돌려놓는 죽음 앞에서 사람은

두려움과 절망에 빠지기 마련입니다. 예수님은 이

렇게 죽을 운명에 처하여 두려움과 절망의 굴레에

갇힌 인간을 구해 주셨습니다. 그분은 당신의 부

활로써 죽음을 넘어 영원한 삶으로 가는 문을 열

어주셨습니다.

예수님을 주님으로 굳건히 믿고 충실히 따르는

이들에게는 영원한 삶이 약속되어 있습니다.

그리스도 신앙인들은 이 약속을 믿고 죽음의

두려움과 절망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

도 바오로는 “나는 과연 비참한 인간입니다. 누가

이 죽음에 빠진 몸에서 나를 구해 줄 수 있습니

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를 구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로마 7,24-25)

라고 고

백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나약한 우리 인간에게 죽음을

넘어선 희망을 선사해 주십니다. 그분은 제자들에

게 약속하신 대로 바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보

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

다.”

(마태 28,20)

주님은 빛이 충만한 시간만이 아니

라 어둠이 가득한 시간에도 우리 곁에 계십니다.

루카복음에 등장하는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는 어

둠의 시간에 주님을 만납니다. 주님은 당신의 십

자가 죽음 때문에 실망하고 좌절하여 길을 가던

제자들에게 낯선 나그네의 모습으로 다가오십니

다. 그리고 그들에게 필요한 힘과 용기를 주시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이끌어주십니다

(루카 24,13-35)

.

현재 우리도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처럼 어둠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긴 어둠의 터널이 언제

끝이 날지 몰라 많이 불안하고 두렵습니다. 하지

만 부활하신 주님은 어둠의 터널을 걸어가야 하는

우리를 곁에서 동행하십니다. 그분께 우리를 맡기

면 두려움을 이기고 희망을 간직할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지난 3월 27일 ‘인류를 위한

특별 기도와 축복’ 예식에서 주님께 의탁하여 두

려움을 이겨내자고 다음과 같이 호소하셨습니다.

“옛적의 뱃사람들에게 별이 필요했던 것처럼 우리

는 주님이 필요합니다. 우리 인생의 배에 주님을

모십시다! 우리 두려움을 주님께 넘겨드려, 그분

께서 이기시게 합시다. 제자들처럼 우리는 그분과

함께 배에 있으면 난파하지 않는다는 것을 체험하

게 될 것입니다

(마르 4,35-41)

. 하느님의 힘은 우리에

게 일어나는 모든 일, 악한 일들조차 선으로 바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