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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ਔ ੈ

생명

말씀

비움의부활체험

‘부활’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잠깐 눈 감고 떠오르는

것들이 뭔지 보시겠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것들이 떠

오릅니다.

봄, 병아리, 부활달걀, 토끼, 개나리, 노란색, 부활초 등

뭔가 활기차고 생기가 넘치고 꽉 차 있는 이미지들이 눈에

선합니다.

왠지 마리아 막달레나가 무덤 근처에 갔을 때 무덤 문을

박차고 예수님이 ‘짜자~ㄴ’ 하고 위풍당당하게 등장하셔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은 부활 이미지! 음?! 그건 아

무래도 슈퍼맨의 이미지 아니냐고요? 그러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진심을 털어놓자면, 마리아 막달레나

와베드로와요한이체험한 ‘부활체험’, 곧 ‘빈무덤체험’은

저에게는어쩐지있는그대로받아들이기가어려운사건입

니다. 영광으로꽉차고넘쳐야할 ‘부활체험’인데, 전혀그

렇지 않고, 오히려 그 반대로 텅 비어 있는 모습에 어리둥

절할 뿐입니다. 게다가 이렇게 빈 무덤을 보고 곧바로 예

수님의부활을확신하고는사도들에게이사실을알려주기

위해 달려간 마리아 막달레나, 또 빈 무덤을 들여다보고는

즉시 주님의 부활을 믿은 요한과 베드로! 이들은 과연 빈

무덤에서 무엇을 보았을까요? 그리고 이들이 본 것을 저는

왜보지못하고있을까요?

이런 질문을 던지는데 문득 이번 사순 시기의 첫날인 재

의 수요일 복음 말씀이 떠오릅니다. 거기서 예수님은 제자

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의로운일을하지않도록조심하여라.”

(마태 6,1)

그러

면서 자선, 기도 및 단식에 힘써야 한다고 가르쳐 주십니

다. 그런데 남들한테 드러나지 않게 자선이나 기도나 단식

을 실천하자면,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들을 포기하면서 우

리자신을비워야하지않을까싶습니다.

다음으로 단식에 대해서 성찰해 보자면, 이사야 예언자

의 말씀이 참으로 유익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단식은 이

런것이아니겠느냐? 불의한결박을풀어주고, …네양식

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이 아니겠느냐?”

(이사 58장 참조)

단식은

단순히 굶는 데에 그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내 것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어려운 이웃들을 향해 나아가는 데 그 의

미가있다는말씀이되겠습니다.

끝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려면 기도를 해야 하는

데, 내 생각, 내 계획, 내 욕심이나 집착으로 가득 차 있으

면예수님이보일리가없을겁니다.

이렇게 ‘빈 무덤’은 온갖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비워

진 우리의 내면을 나타냅니다. 부디 이번 부활절에는 마리

아 막달레나, 베드로와 요한과 함께 온갖 욕심과 집착들로

부터 해방된 우리 ‘빈 무덤’에서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날

수있기를기원합니다, 아멘!

밀이영글면고개를숙이고자신을내어놓으면서열매를맺습니다.

추수를앞둔밀밭을보며죽음과부활로서우리를구원하시고빛으로인도하시는예수님께감사와찬미

를드립니다.

김문숙

요셉피나

|

가톨릭사진가회

“여러분의생명이신그리스도께서나타나실때,

여러분도그분과함께영광속에나타날것입니다.”

(콜로 3,4)

사진

설명

신희준

루도비코신부 | 양천성당주임겸제18양천지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