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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

세실리아

|

배우

말씀

이삭

하느님뜻대로이루어지소서

나는 어릴 때 조용하고 소극적인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수업시간에 손 한 번 들어본 적이 없고, 선생님께서 책 읽

기를 시키면 덜덜 떨었던 기억이 납니다. 학년이 올라갈수

록 친구들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장래희망이 정해졌는

데 난 딱히 잘하는 게 없어서 늘 고민이었어요. 그런데 어

느날아주우연한기회로생각지도못하게의류모델이되

었어요. 그 후 광고와 영화를 찍게 되고 쉼 없이 달려 지금

은제가제일좋아하는연기를하는사람이되었습니다.

되돌아보면 내가 대학에 진학하고, 모델이 되고, 많은

작품을만날때마다우연이라생각해본적이없습니다. 늘

모든 것은 하느님 뜻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했어요. 그

래서 원하던 작품이나 일들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이것이

내 것이 아닌 이유가 있을 거야. 하느님의 깊은 뜻이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연연하지 않고 많이 힘들어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나에게 주어지는 일들은 더 소중

하고늘감사하는마음으로더열심히작품에임할수있었

습니다.

나는 연기자로서 여러 사람의 인생을 살고 표현하면서

저 스스로 행복감을 느낍니다. 고맙게도 많은 사람의 응원

과 저의 연기를 보고 작은 행복과 감동을 받았다는 이야기

를 들으면 이런 달란트를 주신 하느님께 한없이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하느님께서 이런 달란트를 주신 이

유가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라고 하신 건가?

난 그냥 이렇게 열심히 살면 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

었어요. 사실 예전에 나는 앞만 보고 달리기에만 바빴고,

마음의여유가생겨도넓은시야로앞을보질못했어요. 그

런데 언젠가 내가 잘 아는 신부님께서 “세실리아는 하느님

의 많은 은총을 받았어. 세실리아는 더 좋은 사람, 더 좋은

연기자가 될 거야. 오드리 헵번같이 훌륭한 연기자뿐 아니

라 더 좋은 사람이 되길 바라”라고 하셨어요. 그때 난 “제

가 어떻게? 그분은 마음도 얼굴도 너무 아름다운 분이신

데….”라고 생각했습니다. 신부님께선 인자한 눈빛으로 늘

응원하고기도하시겠다고하셨어요. 난그때연기만으로도

버거운 내가 어떻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생각했고

지금도 사실 자신은 없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신부님

은 그분처럼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많이 이웃을 사랑하고

봉사를 하라고 하신 것 같아요. 그래서 나는 ‘하느님 뜻대

로 이루어지소서’라고 기도하며 마음을 편하게 갖습니다.

매일 매 순간 어떤 큰 성과보다 그냥 좀 더 주변을 돌아보

고, 한발 더 나아가고, 작은 용기를 잃지 않는다면 하느님

께서 밝혀주신 길 위에서 제가 걸어가고 있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하느님! 제게 연기할 수 있는 달란트를 주셔서 감사합

니다. 그리고 저에게 하느님의 빛을 늘 밝혀주세요. 저는

부족하지만 하느님의 빛을 따라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갈게

요. 그리고늘하는말이지만, 사랑합니다! 하느님”

복음

묵상

캘리그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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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

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