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ous Page  6 / 13 Next Page
Information
Show Menu
Previous Page 6 / 13 Next Page
Page Background

ࢮਊભ߽

친애하는형제자매여러분!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의 은총과 성령께서 주시는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기도

합니다. 우리 교구는 2012년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 선포

하신 ‘신앙의 해’를 기점으로 복음화를 위하여 다섯 가지 사목 목

표를 매년 하나씩 실천하였습니다. 곧 ‘말씀으로 시작되는 신앙’,

‘기도로 자라나는 신앙’, ‘교회의 가르침으로 다져지는 신앙’, ‘미

사로하나되는신앙’, 그리고 ‘사랑으로열매맺는신앙’을살아왔

습니다. 각 본당과 기관에서 또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충실히 걸

어온 이 여정은 허약했던 신앙의 기초를 보다 튼튼하게 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이루어주신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며 교구민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동

안 맺은 열매들을 바탕으로 이제 저는 교구의 사목 방향을 새로

운 열정과 방법으로 ‘복음의 기쁨을 선포하는 교회 공동체’ 건설

에초점을맞추고자합니다.

교회는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

포하라’고 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을 수행하여야 합

니다. 그동안 사도들을 시작으로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성령

의 도우심 아래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복음의 기쁨을 전하

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므로 세례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지체가

된 우리 역시 복음 선포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는 참다운 교회

공동체를 이루어야겠습니다.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 교회란 있을

수없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전하는 복음이 그 의미대로 모든 이에게 ‘기쁜

소식’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예수 그리스도와의 친밀한

만남을 통해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을 체험해야 합니다. 부활

하신 예수님을 만난 제자들이 그 기쁜 소식을 곧바로 다른 이들

에게 전했듯이 하느님의 놀라운 사랑을 체험한 그리스도인은 누

구라도 지체 없이 온 마음을 다해 그 사랑을 전할 것입니다. 복

음 선포는 세례를 통하여 짊어진 무거운 의무가 아니라 우리가

체험한 기쁨을 드러낼 수 있는 하나의 선물이요 아름다운 몸짓

입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로마 10,15)

라고 외치는 바오로 사도처럼 우리 역시 주님의 구원

을선포하는도구가된다면얼마나행복하겠습니까!

그렇다면 우리가 복음의 기쁨을 체험하고 전하기 위해서는

어디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저는 급변하는 세상 속에

서 교회의 가장 기초가 되는 공동체인 가정을 다시금 강조하고

싶습니다. 성인 교황 바오로 6세께서는 “가정은 교회처럼 복음

이 전달되는 곳”이며 동시에 “복음이 빛나는 곳”이라 말씀하십니

다. 이처럼 가정은 복음 선포를 위한 가장 작은 공동체이며 동시

에 우선적으로 복음화되어야 하는 자리입니다. 교황 프란치스코

께서도 현대 사회의 가정이 직면한 위기들을 말씀하시면서 “복

음의 메시지가 가정 안에서, 그리고 가정들 사이에서 언제나 울

려 퍼져야”한다고 권고하십니다. 가정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배

우고, 키우며, 전하는 못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이

렇게 가정은 복음의 기쁨을 체험하는 가운데 복음화되고, 그 복

음의 기쁨을 전하며 복음화하는 교회의 기초 공동체입니다. 이

제 저는 가정 공동체가 새로운 열정과 방법으로 복음을 보다 더

잘선포할수있도록세가지측면에서말씀드리고자합니다.

첫째, 가정은 ‘사랑을 배우고 키우는 학교’입니다. 여기서 말

하는 사랑이란 자기중심적인 사랑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보여주

신 이타적인 사랑입니다. 가정은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하고 이

해하며 용서하는 법을 배우고 키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사랑의

학교입니다. 이를 위해 그리스도교 가정은 무엇보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을 깊이 묵상해야 합니다. 가족이 함께 기도하고,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성찬의 친교에 참여함으로써

언제나하느님의사랑을배우고키우는가정이되어주십시오.

부부는 하느님과 공동체 앞에서 맺은 혼인 계약을 기억하며

“상대방의 성숙을 위한 하느님의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 가정생

활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위기들 속에서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그 사랑을 가정의 중심에 두십시오. 서로 다른 성

(性)

을 지닌 부

부는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협력하는 가운데 하느님의 사랑의

전달자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부부는 가정이 “새 생명이

태어나는 곳일 뿐만 아니라 그 생명을 하느님의 선물로 환대하

초 못

2019

년사목교서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복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