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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말씀

망우동성당은 1997년 2월 모본당인 상봉동성당과 면목동성당에서 분리해 총 3,103명으로 설립되었습니다. 1998년

7월정진석니콜라오대주교가사목방문을했고, 2000년 2월공소를이전

(망우1동경남아파트상가)

하여첫미사를봉

헌했습니다. 2003년 2월망우1동일부를신내동성당관할로분리하고, 2005년 1월거룩한열정의딸수도회소속수

녀가본당에상주파견되었습니다. 망우동성당의본당주보는성가정입니다.

김명중

시몬신부

|

홍보국차장

망우동성당

사진

설명

서울특별시중랑구봉우재로65길 13

쑥고개성당 망우동성당 사당5동성당

“오늘이바로마지막날이네!”

구요비

욥주교 | 서울대교구보좌주교

초등학교 6학년이던 1962년, 담임 선생님께서는 수업

중에 늘 일간 신문의 중요 내용을 읽어 주셨습니다. 그해

10월 소련이 미국 본토를 겨냥해 쿠바에 핵미사일 기지 설

치를 비밀리에 추진했고, 이를 포착한 미국과 소련 사이에

일촉즉발의위기가고조되던때였습니다.

“지금 핵미사일을 실은 소련의 군함들이 쿠바로 향해 가

고 있는데 해상 봉쇄령을 내린 미국 해군과 맞부딪혀서 오

늘밤에제3차세계대전이일어날지모른단다.”

선생님의 말씀에 깜짝 놀라 방과 후에 십리 길이나 되는

집으로한달음에뛰어갔습니다.

“엄마, 큰일 났어요! 오늘 밤에 핵전쟁이 일어나서 지구

가 멸망할지 모른대요.” 선생님께 들은 얘기를 전하자 집

안분위기는심각해졌고결국식구들은저녁기도를바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때 어머님의 혼잣말이 들렸

습니다.

“아니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고? 그래, 요비 말이 맞네!

오늘이바로마지막날이야!”

다음날 새벽, 눈을 뜨자마자 밖으로 뛰어나갔습니다. 밤

새아무일도일어나지않았습니다. 짙은안개와침묵이흐

르는 고향 마을 길을 홀로 걸으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경

이로움을느꼈습니다.

인류 공멸의 위기 앞에서 미국과 소련이 극적으로 타협

했다는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안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데 당시 어머님의 ‘오늘이 바로 마지막 날이네!’라는 말은

성경에서 계시되는 하느님의 시간

(Kairos)

을 관통하고 있음

을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더 절감하게 됩니다. 카이로스는

본래 ‘결정적인 것’, ‘본질적인 시점’을 뜻하는데 종말론적

으로 마지막 때인 하느님에게 온전히 속한 ‘하느님의 시간’

을말합니다.

그리스도인이 지녀야 할 ‘시간’의 신앙적인 의미를 아우

구스티노 성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임의 날은 나날이 아

닌 다만 ‘오늘!’, 그 오늘은 내일로 옮지도 아니하고, 어제

뒤에 이어지지도 않은 날이다. 임의 오늘은 곧 ‘영원!’”이라

고 갈파하였습니다.

(고백록 11권, 13장)

그런 면에서 교회의 전

례력, 전례의시간은이덧없는인간의세월안에길들여지

기 쉬운 우리네 인생에 하느님의 영원한 시간이 개입해 계

심을일깨워주는것입니다.

대림 1주일인 오늘은 전례력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날입

니다. 오늘이라는 시간을 허락하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

며, 그리스도의뜻에더욱맞갖은삶을살도록다짐하는기

다림의시기가되기를바랍니다.

“우리 주 예수님께서 당신의 모든 성도들과 함께 재림하

실 때, 여러분이 하느님 우리 아버지 앞에서 흠 없이 거룩

한사람으로나설수있게되기를빕니다.”

(1테살 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