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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향길베네딕다

수녀 | 성바오로딸수녀회

말씀

이삭

성탄을기다리며

기다림은 희망입니다. 그리움 또는 설렘입니다. 성탄을

생각하면 어릴 적부터 그랬습니다. 공소가 있는 시골 마을

에서도대림절이면동네아이들이모여성극을준비하고성

탄의 기쁨을 나누곤 했습니다. 먼 기억 속의 성극을 소환한

건순전히외가방계형제들을만나는자리였습니다.

6년전부터 11월마지막토요일이면형제모임이있습니

다. 첫모임이이태원에서있었는데, 저는연락도없이수녀

원에 들어온 지 스무 해가 넘어 처음 보는 자리라 서먹서먹

했습니다. 다들 저보다 머리도 희끗희끗하고, 오랜만이라

선뜻말을놓기도어려웠습니다. 어색함을떨치고자초등학

교때본성극중에대사로부른노래가아직생각난다고했

더니갑자기어수선해졌습니다.

“그때내가솔로몬역할을했었는데”, “난아기”, “난가짜

엄마”, “난진짜엄마”, “어나도그자리에있었는데”, “나도

나도!!” 여기저기서 말문을 열더니 순식간에 분위기가 환해

졌습니다. “하느님보다 엄마가 더 무섭다”는 동생이 있는가

하면 “신앙의자유를갖고싶다”는동생도있었습니다. 그렇

게우리는순식간에세월을뛰어넘어서하나가되었습니다.

우리에겐 공통의 기억이 있었습니다. 거기 모인 형제 중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고요. 명절에 자

식들이다니러가면성체를영하는지영하지않는지눈여겨

보신다는 친척 어른들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1801년 이

전부터교우촌을형성해살아온그곳은현재노인들만집을

지키고 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공소 회장이라는 직분을

봉사했기에 길 가는 사람 누구에게나 ‘회장님’하고 부르면

뒤를돌아본다는우스갯소리가있습니다.

그시절, 우리는넉넉하지않았지만마음은부유했고, 다

들 신앙만큼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잘 지키며 살아가는

걸 보면 역시 신앙은 최고의 유산인 것 같습니다. 냉담한지

45년 만에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온 외숙부를 봐도 그렇고,

누가하느님을떠나살더라도언젠가는아버지의집으로꼭

돌아오리라는믿음이있습니다. 아직도사순절이면바쁜농

번기에도불구하고매일저녁교우들이모여성로신공을바

친다는말씀이기억납니다.

방학이라 꾀를 부리고 싶어도 면제되지 않았던 기도 생

활, 새벽이면조과를, 저녁이면만과를온가족이함께바쳤

던 시간이 향수로 남아 있습니다.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며

판공을준비하고공소에모여축제를준비하던그때의설렘

으로돌아가성탄을기다리고싶습니다.

교리상식

성수는 미사 때 또는 미사 외에 필요할 때마다 사제나 부제가 축복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성수를 많이 만들어 장기

보관할 때는 물의 부패를 막기 위해 소금을 넣기도 합니다. 성수와 혼동하기 쉬운 세례수는 부활성야 미사 중의 세례예

식때나세례성사전에사제는세례수축복기도문을바치며세례수를축복합니다. 성유는일년에한번매년부활대축

일을 앞둔 성목요일에 주교와 사제단이 모여 봉헌하는 성유축성미사 때 축성합니다. 미사 중에 주교는 세 가지 종류의

기름을축성합니다. 즉예비신자성유, 크리스마성유, 병자성유입니다.

성수와 성유는 어떻게 만드나요?

글_

교회상식속풀이」

|

바오로딸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