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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고 다스려라.”

생명을옹호하고증진하는것,생명에대한존중과사랑을보이는것은하느님께서모든사람들에게맡기신임무입니다.하느님께서

는세상전체에대한당신의주권에참여하도록당신의살아있는형상인인간을부르십니다. “하느님께서는그들에게복을내려주

시며말씀하셨다. ‘자식을낳고번성하여라.바다의물고기와하늘의새와…온갖생물을다스려라.’”

(창세1,28참조)

글_

생명위원회

생명운동

다시 돌아온 부엌은 낯설었다. 조금 전까지 정신없이

다듬었던 채소며 과일도 그대로였고 바구니에 담아 놓은

빵도 그대로였지만 무언가 바뀌어있었다. 변화에 대한 답

을 얻지 못한 채, 마르타는 물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얼마

전, 예수님은 물고기 두 마리와 빵 다섯 개로 오천 명을 먹

이셨다고 했다. 눈먼 이를 고치시기도 했고 하혈하는 여인

을 고치시기도 했다 한다. 멀리 갈 필요 없이 어둠 속에서

헤매던 동생 마리아를 빛으로 이끄신 분도 그분이셨다. 동

생에게 그분의 가르침을 전해 들었을 때, 마르타는 그분을

꼭 한번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루하루 열심히 또 열

정적으로 살아온 그녀였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

만큼 뿌듯함을 느낀 적도 많았지만 무언가 모를 허전함이

늘 자리했다. 일을 마치고 났을 때 밀려오는 허전함. 그

허전함을 그분이 채워주실 거라 믿었다. 그런 그녀에게 드

디어 기회가 왔다. 예수님께서 마르타가 사는 베타니아를

찾으신 것이다. 더없는 기회에 마르타는 당장 예수님을 집

으로 초대했다. 결혼하지 않은 여자가 남자를 집으로 초대

했다고 수군거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

았다. 마르타에게는 오직 그분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뿐이

었다. 역시 예수님은 그녀의 마음을 받아주셨다. 마르타

의 초대에 응해 주신 것이다. 그때부터 마르타는 분주해졌

다. 예수님이 오시기 전에 해야 할 일과 준비할 것들을 빠

르게 정리했다. 13명의 장정을 시중드는 일인 만큼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이것이 마르타가 가장 잘하

는 일이기도 했다. 모든 것이 정리되자 마르타는 즉시 움

직였다. 채소를 다듬는 동시에 빵을 만들었고 빵을 만드는

동시에 포도주를 따르던 그때였다. 이 많은 일을 혼자 하

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동생 마리아는

예수님 곁에 앉아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부엌 일

이 얼마나 바쁜지 모를 아이가 아니었다. 마르타는 속상한

마음에 예수님께 다가가 마리아에게 자신을 도우라고 일

러 달라 말씀드렸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것을 염려하고 걱정

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

이다.”

필요한 한 가지가 무엇일까? 마리아가 좋은 몫을 선택

하였다면 나의 몫은 무엇일까? 마르타는 생선을 뒤집으며

곰곰이 생각했다. 예수님께서 하신 그 한 말씀이 마르타에

게 필요한 단 한 가지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르타는 말

씀을 마음에 담고 부엌일을 계속해 나갔다. 그러자 부엌일

은 그녀에게 새로운 의미가 되어 다가오기 시작했다.

가톨릭

성인의

필요한한가지

성녀마르타

글_

서희정

마리아

| 그림_

홍미현

세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