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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생명은 수정되는 순간부터 신성불가침 합니다”

인간생명은수정되는순간부터하나의인격체로서존중되어야하며신성불가침합니다. 모든인간은어머니의태중에있을때

부터하느님께속합니다. 하느님께서는인간들을당신손수그들을빚으시고엮으셨으며, 그들이형상조차생기지않은작은태

아일때그들을바라보시며, 그태아들안에서이미장차성인이될그들을보십니다.

(생명의복음62항)

글_

생명위원회

생명운동

<유다인들의 임금>

난십자가위명패를한참이나올려다봤다. 그동안 ‘위대

한’ 로마의 병사로 일하면서 수많은 죄인을 십자가에 못 박

아 봤지만, 이 예수라는 자는 여간 재미있는 게 아니다. 명

패에 새겨진 죄목만 봐도 알만하지 않은가! 자신이 하느님

의 아들이라고 하지를 않나 성전을 허물고 3일 만에 다시

짓겠다고 하지를 않나. 정신이 나간 게 아니라면 사기꾼인

게틀림없다.

“목마르다.”

거 참, 십자가 위에서까지 성가시게 하긴. 죽은 사람 소

원도 들어준다는데 어쩌겠는가? 신 포도주를 묻힌 해면을

우슬초가지에꽂아서예수입에갖다대주었다.

“옜다! 네가 유다인들의 임금이라면 너 자신이나 구원해

봐라!”

내 말에 주변 사람들이 깔깔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허

풍 떨던 그때는 이렇게 십자가 위에서 축 늘어져 있을 거

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거라 생각하니 웃음이 멈추지 않았

다. 눈물까지찔끔거리며웃고있는데그의어머니와제자

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나와는 다른 공간에 있

는 듯, 오로지 예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의 눈과 그들

이 모은 두 손을 보자니 저절로 웃음기가 사라졌다. 하긴,

저자도 누군가에게는 사랑스러운 아들이고 소중한 사람이

었겠지…. 그나저나 완전히 숨이 끊어지려면 며칠이 걸릴

텐데 그 시간을 저들은 어떻게 견디려 하는지 살짝 걱정되

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구름이 하늘을 뒤덮기 시작했

다. 소나기가 오려는가 싶었는데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게다가성전의휘장이두갈래로찢어지는게아닌가! 말로

표현할수없는두려움과경이로움! 이것이바로저들이믿

는하느님의존재인가?

“아버지제영을아버지손에맡깁니다.”

예수는그한마디를남기고숨을거두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원래 있었던 곳으로 돌아간 듯 보였다. 모든 걸

다 이루었다는 듯, 평온해 보이는 그 얼굴…. 그 순간, 예

수가내영혼으로밀려들어오는듯한느낌이들었다.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깨달을 겨를도 없이 상부의 명령

이 떨어졌다. 명령대로 예수의 옆구리를 창으로 찌르자 피

그리고 물이 흘러나왔다. 그렇다! 그것은 분명, 피와 물이

었다. 난탄식하지않을수없었다. 대체내가무슨짓을한

것인가? 우리는대체무슨짓을한것인가? 내가누구를십

자가에 못 박은 것인가? 이 사람들은…. 우리는! 대체 누구

를십자가에못박은것인가? 난고백하지않을수없다.

“참으로이분은하느님의아들이셨다.”

가톨릭

성인의

결코늦지않은고백

성론지노

글_

서희정

마리아

| 그림_

홍미현

세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