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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말씀

“이제 저는 얼마 못 살 터이니 추기경님께서 다 알아서

해주세요. 저는이제마음편하게지낼게요.”

지난 2011년 어느 날, 이점홍 골롬바 할머니가 당시 교

구장이던 정진석 추기경을 만났습니다. 당시 92세였던 할

머니의 손에는 통장이 한가득 들려있었습니다. 그는 그날

자신이 평생 모은 재산 11억 원을 아무 거리낌 없이 기부

하고추기경님손을꼭잡았습니다. 그에게남은잔액은거

의없었습니다.

사실 골롬바 할머니는 구면이었습니다. 할머니는 1995

년, 지금의 교구 노동사목회관이 세워진 부지를 교구에 기

증하셨습니다. 2005년에는 본인이 살던 종로구 돈의동 자

택을 교구에 내놓으셨습니다. 당시 시가로도 수백억이 넘

었습니다. 가난한 집의 7남매 장녀로 태어난 할머니는 9살

부터공장에서안해본일이없었습니다. 공장에서받은점

심도 혼자 먹기 아까워 가방에 넣어두고 저녁에 집에 가져

갔을 정도로 절약하며 생활했습니다. 결혼도 안 하고 삯바

느질을 하며 부모님과 형제들, 조카들까지 부양하며 모은

피같은돈이었습니다. 이할머니는정추기경을만난자리

에서 “이제 유일한 소원은 하느님께서 저를 잠자는 것처럼

조용히 데려가 주셨으면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할머

니는 소원대로 지난 2월 7일 향년 98세로 평안히 하느님

품으로돌아가셨습니다.

이 할머니는 어려서부터 가난하게 사셨기에 돈의 가치

와 중요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분에게

돈은 눈물과 고통의 열매와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세상을

떠나기 전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모두 내려놓았습니

다. 이는 세속에서는 마치 죽음과 같을지 모릅니다. 그러

나 골롬바 할머니는 그 순간 어느 때보다도 자유롭고 편안

한 모습이셨습니다. 마치 인생의 마지막 승리자처럼 빛이

났습니다.

오늘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를 구원하시기 위해 죽음의 길을 가셨습니다. 당시 유다인

들은 예수님을 ‘전능하신 하느님의 아들’, 즉 ‘메시아’로 생

각하고 환영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곧 로마를 정벌

하고이스라엘을구원하실것이라고기대하고있었습니다.

그들이 보기에 예수님은 전능하신 힘을 갖고 구세주로 입

성을하시는것처럼보였던것입니다.

유다인들이 생각한 메시아는 세속적인 성취가 전부였습

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초월적인 사랑, 무조건적인 용

서와 희생으로 인류를 구원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없

이십자가의길에오르시고, 수없이많은모욕을받으며죽

임을 당하시면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따르셨습니다. 그

리고예수님께서외치신십자가의길이승리를거두었습니

다. 아무런죄도없이인류에대한사랑과희생으로고난의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가신 예수님의 모습을 우리 모두 마

음깊이새겨야하겠습니다.

노원성당은 1989년 2월도봉동성당과상계동성당을모본당으로설립되었습니다. 1989년 2월도봉동성당과상계동성

당관할구역에서일부를분할하여상계6동에위치한성모자애재활원부지에노원성당을설립했습니다. 당시신자수는

5,074명이었습니다. 설립초기부터활성화된사목이이루어졌고, 1997년상계1동지역에대지를매입하여수락성당

(현

수락산성당)

을분가시켰습니다. 2005년10월교육관을신축하였고, 2006년3월에는대성당을리모델링하여제5노원지

구장본당으로서제모습을갖추게되었습니다.

김명중

시몬신부

|

전산정보실부실장

노원성당

사진

설명

서울특별시노원구한글비석로 585

십자가의승리

허영엽

마티아신부 | 서울대교구홍보국장

석촌동성당 노원성당 풍납동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