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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보

생명

말씀

신학생 시절 농촌 봉사활동에서 만났던 한 할머니의 외

아들은 학도병으로 전쟁터에 나갔습니다. 그 후로 전쟁이

끝났지만, 할머니의 아들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

러나 그 할머니는 아들이 언젠가는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고 굳게 믿었습니다. 그래서 전쟁이 끝난 지 30여 년이 지

났는데도 할머니는 밤에 사립문을 잠그지 않고 잠을 잔다

고하셨습니다. 그할머니는이야기중에머리에쓰셨던수

건으로 눈물을 훔치셨습니다. 평생을 기다렸던 어머니의

마음을 생각하면 마음이 슬퍼집니다. 이제는 그 할머니도

그렇게그리워하던아들을하늘나라에서만났을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려서 가족들과 헤어져 할머니, 할아버지

가 되어도 가족을 만날 수 없는 슬픈 사연들을 지닌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가 되었습니다. 6·25가 되면 신학생 시절

만났던 그 할머니가 생각나고, 남북으로 갈라진 이산가족

들의 마음을 기억하게 됩니다. 이제는 결코 전쟁의 비극이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가 더욱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해야 할 첫걸음은 마음을 모아 열심히 기도하

는 것입니다. 우리 교구에서는 2015년 11월 24일 출범 미

사를 시작으로 ‘내 마음의 북녘 본당 갖기 운동’이 진행 중

입니다. 남북분단 이후 북한 땅에 남겨진 57개 본당 공동

체를 기억하고자 이 중 한 본당을 ‘내 마음의 북녘 본당’으

로정해그본당에지향을두고기도를하는운동입니다.

기도는 공동체 구성원들을 일치시키고 그리스도의 모

습을 닮아가는 행위입니다. 교회가 교회다운 모습, 그리고

세상 안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서는 기

도하는 공동체의 모습을 지녀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

께있겠다”

(마태 18,20)

고하셨습니다. 우리에게상처를주고,

고통을 안겨 준 사람을 용서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입

니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가 하느님께 받은 용서는 빚입니

다. 그 빚은 다른 사람에게 갚아야 합니다. 우리가 다른 사

람을 용서해야 하는 이유는 하느님과 다른 이로부터 많은

용서를받았기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반복적인 용서를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

야 한다”

(마태 18,22)

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

할까요? 용서는 인간의 능력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입니

다. 내가 누군가를 마음으로 용서할 수 있다면 그것은 내

능력이 아니라, 내 안에서 활동하시는 성령의 능력입니다.

용서는 단순히 잊어버리거나, 상처를 외면하는 것이 아닙

니다. 하느님이나에게베푸신지극한사랑을기억하며, 그

사랑의은총에감사하는마음을갖는것입니다.

나와 너, 우리 모두 약하고 죄 많은 인간임을 겸손하게

인식하는것이야말로진정한용서의첫걸음입니다.

성북동성당은 1975년 9월 혜화동성당을 모본당으로 설립되었습니다. 1975년 혜화동에서 분할되어, 성북동 163번

지 13호가옥을임차해임시성당으로사용하였습니다. 1975년 9월8일본당설립이인준되었고본당주보는 ‘성모

성탄’으로정하였습니다. 1980년에현본당소재지의대지를매입하여 1982년 2월김수환추기경의주례로성전축

복식을 거행하였습니다. 1997년 본당 내의 외국인을 위한 ‘외국인 자녀놀이방’을 개설해 운영하고, 1997년 2월부

터현재까지외국인을위한영어미사를봉헌하고있습니다.

김명중

시몬신부

|

전산정보실부실장

성북동성당

사진

설명

서울특별시성북구선잠로 28

묵동성당 성북동성당 논현동성당

진정한용서는하느님의능력입니다

허영엽

마티아신부 | 서울대교구홍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