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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파스트는

북아일랜드의

수도

(首都)

입니

다. ‘수도’라고

해야 인구 29만 명

(현재)

의 작은 항구도시로 오랜 세월

인종, 종교, 독립의 갈등을 겪은 곳이기도 합니다. 영화

<벨파스트>는 그 아픈 역사가 시작된 1969년 그곳에

살았던 아홉 살 소년과 가족이 보고, 듣고, 겪은 이야기

입니다. 소년의이름은버디

(주드힐분)

. 이영화의감독을

맡은케네스브래나자신이기도합니다.

50년 전 벨파스트의 동네 풍경이라고 우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아이들은엄마가 “저녁먹어.”라고소리칠때

까지 공놀이와 전쟁놀이를 하며 골목을 뛰어다니고, 이

웃들은 옆집에 접시가 몇 개 있는지까지 알고 지냅니

다. 그런 곳에서 갑자기 개신교인들이 돌과 화염병으로

천주교인들을 공격합니다. 골목에 바리게이트를 치고

는 통행을 제한하고, 형제처럼 지내던 이웃이 하루아침

에 ‘적’이됩니다.

<벨파스트>는 그런 위험하고 혼란스러운 변화에도

아랑곳없이 동심을 잃지 않고 꿈과 사랑을 키워가는 소

년을지켜봅니다. 가족의생계를위해애쓰는소년의아

버지의고민과아픔, 정겹고익숙한고향을떠나런던으

로 이사하기를 주저하는 엄마의 모습도 그려냅니다. 물

론특별한풍경은아닙니다. 그시절의 ‘나’와 ‘나의아버

지, 어머니’도그랬습니다. 그보다 <벨파스트>를아름답

게만드는사람은버디의할아버지

(키어런하인즈분)

와할머

(주디 덴치 분)

입니다. 부드러운 대화로 손자에게 사랑과

용기, 희망과 미래를 심어줍니다. 같은 반 여자아이인

캐서린과 친해지고 싶어 하는 손자에게 인내심, 평화의

기도, 사랑의용기와정성을일깨워줍니다. 영화에빠진

손자와같이극장에도가고영화얘기도나눕니다.

억지로 가르치거나 강요하지 않습니다. 런던으로 가

서 살기를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손자에게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해줍니다. “네가 누군지는 나만 알면 돼. 넌

버디야. 벨파스트 출신이고. 온 가족이 널 위하지. 네가

어딜가든무엇이되든그건변함없는사실이야.” “달나

라로가거라. 런던은인간에게작은걸음일뿐이다.”

버디의 아버지라고 다르겠습니까. 어느새 편 가르기

에 빠진 버디에게 “우리 동네엔 누구 편 같은 건 없어,

전에도 없었고.”라고 말합니다. 버디가 종교가 달라 캐

서린과는 미래가 없을 것 같다고 하자 “친절하고 올바

른 아이 둘이 서로 존중한다면, 저 아이와 가족 모두 언

제든우리집에와도좋다.”고허락합니다.

그들이 거창한 삶을 산 것도, 대단한 지식이나 철학

을 가진 것도 아닙니다. 할아버지는 석탄 광부로 살았

고, 할머니는가난으로제대로배우지도못했습니다. 그

러나 평생 ‘나보다 남을 더 많이’ 생각했고, 자신의 삶과

가족과 이웃의 평화를 기도하며 살았습니다. 그 시간이

비바람과햇빛으로숙성되어삶의지혜가된것입니다.

“나이를 잘 먹은 노인은 훌륭한 포도주와 같습니다.

지혜롭게 잘 나이 들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입니다. 쉽지 않지만 그래야만 합니다. 노인이 더

이상 주인공이 될 수는 없지만, 현재와 미래의 주인공

들에게 영감과 희망을 줄 수 있으니까요. 교황께서는

이것이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의 사명이며, 진실하고 참

된소명이라고했습니다.

2021년감독_케네스브래나

영화 ‘벨파스트’

지혜롭게잘

나이들어야합니다

이대현

요나

|

국민대겸임교수, 영화평론가

화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