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ٱ ؽ
정웅모
에밀리오신부
|
서울대교구성미술담당
미
술칼럼
서소문성지에서
만나는
러시아이콘
우리 교회가 갖고 있는 성미술품의 소중한 가치를 새
롭게 발견하고 성미술품을 기도의 도구로 활용하여 신
앙의 후손들에게 잘 보존될 수 있기를 바라며 임인년
2022년에는 서울주보에 매월 한 번씩 교구나 성당에 있
는성미술을소개합니다.
새해에도 여전히 코로나19 전염병이 확산되어 일상
과 사회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힘든 시기
를 보내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지난날을 떠올리며 가
족이나 이웃과 함께 정담을 나누던 때를 새삼 그리워하
게 됩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평범하게 지냈던 때가 얼
마나행복하고감사한나날이었는지를깨닫게됩니다.
불과몇해전만해도가방을둘러메고여행하는것은
그리어렵지않았습니다. 그러나지금은상황이많이달
라져서 국내 여행 뿐 아니라 해외여행은 더욱 어렵습니
다. 이런 때에 러시아에서 온 교회 미술품 전시회 소식
을듣고반가운마음으로주보에소개하려합니다.
새해 첫 번째로 소개하는 <러시아 이콘, 어둠에서 빛
을>은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에서 2월 27일
(주일)
까지운
영되는 전시입니다.
(월요일 휴관)
전시된 80여 점의 이콘은
모스크바 이콘 박물관에서 온 것으로 15세기부터 19세
기에 제작되었습니다. 이콘에 담긴 예수님과 성모님의
생애, 성경과 성인의 삶, 성화 벽과 성소의 모습을 눈앞
에서생생하게만날수있습니다.
‘형상’을 뜻하는 이콘은 초기 그리스도교 시대에 그 역
사를시작했습니다.
많은사람에게그리스도교진리를효
과적으로전하기위해예수님과성모님, 성인·성녀, 교회
의가르침을일정한양식의그림으로표현하였습니다.
특
히 동방교회 전례에서 다양한 이콘은 매우 중요한 자리
를 차지하면서 신자들이 신앙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
록도와줍니다.
우리나라최대의성지인서소문성지에서는이번에역
사박물관에 전시된 이콘 외에도 순교자들과 신앙 선조
들의 굳은 믿음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지상 공원에는
<순교자 현양탑>
(조광호 신부 작, 1999년)
이 우뚝 서 있고, 지
하 입구에는 순교자를 기리는 조형물과 <수난자의 머
리>
(최의순 작, 2019년)
가 있습니다. 지하층의 상설전시관에
서는 신앙 선조들이 남긴 책과 글 등 고귀한 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위로의 방’이란 뜻을 지
닌 ‘콘솔레이션홀’, ‘하늘광장’, ‘하늘길’, ‘성정하상기념
경당’이 있습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러시아
이콘, 어둠에서빛을> 전시회와상설전시관을둘러보며
성지 순례를 한다면 우리 마음에는 어느새 신앙과 거룩
함이자리잡을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