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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가까운 사람이면서 가장 먼 사람은 누구일까요. 답
은가족입니다. 늘가까이있어서잘안다고생각하지만실
은 남보다 더 모르는 사람이 가족일 수 있습니다. 어느 해,
가족들끼리 세미나를 해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형제들
에게 온 가족이 모여 세미나를 하면 어떻겠냐고 의견을 물
었더니 다들 반응이 시큰둥했습니다. 굳이 할 필요가 있겠
느냐는 눈치였습니다. 이번에는 10대와 20대였던 조카들
에게 가족 세미나를 하면 참석하고 싶냐고 물었습니다. 조
카들이 가장 먼저 보인 반응은 호기심이었습니다. 그게 뭐
냐는 거였습니다. “응, 가족들이 다 모여서 너희들이 발표
하고 삼촌이나 고모들이 질문하는 거야.” “야, 재미있겠다,
해요, 삼촌.” 조카들의 호기심과 응원 덕분에 엄마, 아빠들
이동의하여첫번째가족세미나가열리게되었습니다.
가족 세미나의 주제를 ‘나의 꿈, 나의 미래
(My dream, My
future)
’로 정해 조카들이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발
표자로나온조카는뉴질랜드로가서고등학교를다니면서
죽고 싶은 생각이 여러 번 들었다는 이야기로 부모는 물론
할머니와 다른 가족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방학에 집
에왔을때마다아이에게그저잘있다는말만들어오던가
족으로서 여간 놀라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이가 눈물을
흘릴 때 가족들이 같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안다고 생각하
는데 저 깊은 마음속 사정을 모르고 있었구나!’ 반성이 되
었습니다. 조카는 장래 꿈이 디즈니 같은 회사에서 애니메
이션캐릭터를그리는사람이되고싶다고했습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온 조카는 온 세상의 땅을 발로 밟
아보는 게 꿈이라고 했습니다. 고모부가 물었습니다. “돈
은어떻게할거야.” 그 말에조카가대답했습니다. “네, 그
것만 문제인데요.” 온 가족이 뒤집어졌습니다. 그 뒤 세 명
의 조카도 자기 속마음과 꿈을 이야기했습니다. 부모와 가
족들은 늘 알고 있던 자식, 조카가 아니라 마치 처음 만난
모르는 사람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 계속 입이 벌어졌습니
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아이들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부모와 가족이 모르는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고,
때론 황당하기까지 한 미래에 대한 꿈을 꾸며 그 꿈을 향
해외롭게나아가고있었습니다.
이런걸왜쓸데없이하냐고 하시던할머니는가족세미
나를 마치고, 몇 번이나 이런 가족 모임을 만들어줘서 고
맙다고 인사를 했습니다. 저런 마음으로 아이들이 자라고
있는 줄 모르고, 그저 몸 건강하고 헤헤거리며 잘 지내는
줄만 알았다는 거지요. 가족 세미나 후에 많은 변화가 우
리 가족에게 찾아왔습니다. 아이들은 꿈을 하나씩 이루어
나가고 있고, 그것을 아는 가족들은 격려와 도움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진짜 가족이 된 것입니다. 어느 신학대 학생
이 자신의 장점은 예수님을 아는 것이고, 단점은 잘 알지
는 못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가족도 그런 게 아닐까요.
가족을 잘 알고 하느님도 잘 아는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가족세미나한번해보시면어떨까요.
말씀
의
이삭
가족세미나
한컷묵상
이서원
프란치스코
한국분노관리연구소장
류상애
아녜스수녀 |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대구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