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س

ۖЦ

생명

말씀

그분이말씀하시는대로해보세요

‘싫어. 내 마음대로 할 거야!’ 반항기 넘치던 시절, 어른

들을 향해, 세상을 향해 한두 번씩은 품어 보았을 마음의

소리일 겁니다. 혹은 육성으로 상대에게 날아가 흔적을 남

겼을 수도 있겠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너 사춘기야?’라

는상대의반응을여전히접하게됩니다. 하지만우리가사

는 세상은 일상의 소소한 일에서부터 사회적 규범과 가치

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자유와 판단이 중요한 원리로 작용

하는 시대입니다. 자율적 존재로서의 존중이 요구되고, 자

율성이 판단 기준의 첫 자리를 차지하는 시대를 함께 살아

가고있습니다. 그런시대의흐름에따라나의의사에거스

르는 요청과 규정에 ‘왜?’라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일어납니

다. 외부 압박에 대한 거부감은 그렇게 거침없는 반항기에

서 비롯될 뿐만 아니라 수동성에 대한 시대적 학습의 누적

이기도합니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요한 2,5)

시대의

이해와 흐름을 역행하는 언사입니다. 그런데 시대를 거슬

러 누군가 이야기하는 대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있습니

다. 말씀대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그리

스도인입니다. 하느님말씀대로살아가는그리스도인은세

상의 시간을 함께 살아가면서도 시대에 거스르는 의미를

살아가려는 사람입니다. 시대의 요구보다 하느님 말씀을

첫 자리에 두려는 사람입니다. 시대에 뒤처지고 바보같이

보이는 수동적 삶을 살아가려는 것은 그것이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길이기때문입니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혼인 잔치의 자

리에서예수님의어머니가일꾼들에게건네신조언을요한

복음사가가 전해 줍니다. 그 조언에 따라 사람들은 예수님

의말씀과지향에따라움직여보았습니다. 예수님뜻에일

치하여 움직였습니다. 그 움직임이 어느 순간 기적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분의 뜻과 하나가 되었더니, 물이 포도주로

변화되었습니다. 성모님의조언을간직한사람들이그분의

말씀과 지향에 따라 마음과 몸을 움직여 변화를 일구어냈

습니다. 그렇게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에서 일하는 이들은

주님의 뜻과 일치함으로써 변화됩니다. 그렇게 주님과의

일치에서 변화가 시작됩니다. 내 생각, 이해, 고집에서 벗

어나주님목소리에귀를기울여그뜻을헤아려보는순간

부터변화는시작됩니다.

잔칫상의 일꾼들에게 건네주었던 성모님의 조언대로 우

리는 하느님 말씀을 따라 살아갑니다. 아니, 살아가려 애씁

니다. 그렇게 하느님 말씀과 일치하는 삶을 살아가려 애쓰

는그리스도인은이미변화의시간을살아내고있는것입니

다. 그렇게 일상의 자그마한 변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그리

스도인은 ‘이미’ 하느님과의 일치를 ‘여기서’ 시작한 복된 사

람들입니다. 우리는그분이말씀하시는대로살아가는복된

사람들입니다. 주님말씀과일치하여변화된삶을살아가는

우리를통해하느님께서는 ‘당신의영광’을드러내십니다.

예수님께서 첫 기적을 일으키실 때, 그곳에 성모님이 계셨습니다. 혼인 잔치에 없어서는 안 될 포도주

가떨어지자성모님이바로알아채시고, 예수님께기적을요청하십니다. 카나의혼인잔치에계셨던성

모님은지금우리곁에계십니다. 우리에게가장필요한은총이무엇인지알아채시고간절한마음으로

예수님께전구하고계십니다. 감사합니다, 성모님. 사랑합니다.

홍덕희

아녜스

|

가톨릭사진가회

“포도주가떨어지자예수님의어머니가예수님께

‘포도주가없구나’ 하였다.”

(요한2,3)

사진

설명

이스라엘

김한수

토마스신부 | 종로성당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