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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말씀

가난한이들에대한돌봄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은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께서 같은 본성의 한 하느님이시라는 신비를 기리는

날입니다. 우리 신앙의 근본 교리인 삼위일체의 신비는 단

지이론적인것이아니라사랑하는사람들에게체험적으로

나타나는진리입니다.

우리는 지난 몇 달 동안 코로나19로 박해시대에도 경

험하지 않았던 ‘공동체와 함께하는 미사 중지’라는 신앙

생활의 공백기를 체험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에

따라 지난 4월 23일부터 조심스럽게 미사를 재개해서 지

금까지 각 본당에서 철저한 방역지침에 따라 미사가 순조

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를 침착하게 인

내심을 가지고 잘 대응해 주신 신부님들과 신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이후

(post corona)

에 우리가 어

떻게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사회의 많

은 부분들은 코로나19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고 크게 변

화될것이라합니다. 우리의신앙생활도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 교회의 사목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돌봄’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부활절 전날 우

리 교구의 ‘가톨릭사랑평화의집’을 찾아 도시락 배달을 하

며쪽방에살고있는여러분들을만났습니다. 저는그날같

은 쪽방에 살고 있는 분들의 삶에도 너무 큰 격차가 있는

것에 놀랐습니다. 여기서도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나는데 우

리 사회에서 빈부의 격차가 어느 정도인가를 상상할 수조

차 없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사회의 빈

부격차는더벌어질것이라예상합니다. 가난한이들에대

한우선적선택은우리교회의기본적인입장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자는 가난으로 고통을 받는 이웃들을 우

선적으로 기억하고 필요한 도움을 베풀어야 합니다. 왜냐

하면 그들은 우리의 형제자매이고 그들을 돕는 것이 하느

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권고에 따라 불우한 이

웃에게 사랑을 베푸는 자선은 교회가 지닌 본질적인 사명

중의 하나입니다. 현대 사회는 얼마나 많이 소유하느냐가

인간의 정신과 마음을 온통 사로잡고 있습니다. 끝없는 소

유욕과 지나친 소비가 전 세계에 걸쳐 많은 사람들을 절대

적 가난으로 몰아가고 있으며, 빈부의 차이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 그리스도인은 진정으로 ‘가

난하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세상에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그리스도인은 먼저 물질 중심의 삶으로부터

벗어나야합니다. 하느님과재물을함께섬길수없기때문

입니다

(루카 16,13 참조)

. 그 어느 것에도 매이지 않는 마음으

로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은 우리가 진정으로 구원

받는길입니다.

제주 ‘성 이시돌 새미 은총의 동산’ 묵주기도 길에 있는 십자가상 뒤로 후광처럼 노을이 곱게 퍼지고 있

습니다. 하느님께서는세상을너무나사랑하신나머지외아들을십자가의제물로내어주시면서우리를

생명과구원의길로인도하셨으니우리는십자가앞에서언제나서로사랑하고주님을찬미하며이웃에

봉사하는참신앙인의삶을살아야하겠습니다.

김대환

안드레아

|

가톨릭사진가회

“하느님께서는세상을너무나사랑하신나머지외아들을내주시어,

그를믿는사람은누구나멸망하지않고영원한생명을얻게하셨다.”

(요한 3,16)

사진

설명

염수정

안드레아추기경

|

서울대교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