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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올해 시작부터 여러 대륙으로 확산된 코로나바이러

스감염증-19

(이하 코로나19)

감염 사태로 일찍이 누구도 예측하

지 못한 혼란과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교회도 일 년 가운데 가

장 거룩하고 중요한 부활절 전례 거행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

니다. 많은 이들이 이번 사태의 원인과 경로는 새로운 바이러스

의 우연한 출현이 아니라, 인간의 무절제한 욕망으로 아무런 제

어없이질주해온개발위주의성장정책이빚어낸부산물임을

공감하고있습니다. 야생동물의생존권을존중하지않은무분별

한개발로삼림파괴와동식물의멸종이인간세계와먼거리에

있던 바이러스들을 숲 밖으로 불러냈고, 인간세계의 고속화된

교통과 유통망은 이들을 순식간에 전 세계로 확산시켰습니다.

코로나19 사태는 많은 이들을 고통과 죽음으로 몰아넣었으

며, 각국의 국경 폐쇄와 물류 차단으로 발생하는 경제 위기는

지금전세계가감당하기어려운불황을예감하게하고있습니

다. 그러나 종전의 개발과 성장 일변도의 경제 정책을 계속 이

어간다면, 우리는 많은 과학자가 예측하고 경고하는 더 큰 재

난 상황을 맞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기후 위기’입니다.

기후변화로빚어질재난은자연계전체에더욱엄청난혼돈을

일으킬뿐만아니라또다른바이러스들의창궐을가져올것입

니다. 기후 변화는 이미 생태계 곳곳에 심각한 재난의 표징을

보이고있습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IPCC)

의 1.5°C 특별보고서

(2018년)

는 산업화 이후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1.5℃ 아래로

막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기후 재난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런데지구평균기온은이미 1℃상승하였고, 현재의추세라

면 2030년에는 상승 한계치에 도달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에

따른 대가는 혹독할 것입니다. 국제 연합

(UN)

보고서는 1.5°C

상승만으로도 심각한 물 부족, 폭염, 경작지 감소, 식량 위기

로 수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가장 먼

저 사회적 약자들이 당하고, 이어서 인류 전체가 파국을 맞게

될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 인류는 이 세상의 주인 행세를 하며

무책임하게 모든 피조물을 남용하고, 혹사하고 약탈하였습니

다. 그 결과, 우리 ‘공동의 집’인 지구 생태계는 이미 심각한 오

염과 질병과 기후 위기에 봉착하여 울부짖고 있습니다

(「찬미받

으소서」, 2항 참조)

. 지구는 우리가 만들어 낸 우리의 소유물이 아

닙니다. 우리는 다른 피조물들과 더불어 살아가며, 그들을 지

키고 보호할 소임을 받은 관리인입니다. 우리도 지구 생태계

안에서함께공존하는가족구성원가운데하나에지나지않습

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먼저 탐욕과 오만으로 하느님과 자연

을거슬러저지른죄를뉘우치고속죄하는생태적회개로나아

가야 합니다. 무절제하게 개발하고, 생산하고, 소비하고, 버리

는생활양식을이제는바꾸어야합니다.

이미너무늦은감이없지않습니다. 그러나아직완전히늦

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시작

해야 합니다. 한국 천주교 주교단은 하느님 창조 사업의 협력

자로 부름을 받은 모든 그리스도인들과 시민들, 그리고 대한

민국정부를향하여다음과같이호소합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호소합니다.

지구 생태계 위기에는 사회적 사랑으로 대처합시다. 검약과 희생을

통한사랑의실천으로생활양식의전환에적극적으로동참합시다.

선의의모든시민에게호소합니다.

생태적인 삶의 방식을 채택하고, 재생에너지 확대로 온실가스 저감

을위한노력에적극적으로동참해주십시오.

정책을수립하고실행하는정부와담당자들에게호소합니다.

(1) 이미 전 세계 수많은 국가와 도시가 기후 위기 비상사태 선포에

참여하였습니다. 우리 정부도 기후 위기의 진실을 인정하고 비상

사태를선포하십시오.

(2) 실효성 있는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수립하고, 기후 정의에 입

각하여 석탄 화력 발전소의 과감한 감축, 재생에너지의 확대와

농·축산업의변화를위한획기적인정책을수립, 시행하십시오.

(3) 기후위기에맞설범국가기구를설치하십시오.

하느님을믿고따르는그리스도인들과이사회의선한이웃

들이 마치 ‘노아’처럼 ‘한 사람의 의인’이 되어 생명의 존엄성을

최우선으로 받아들인다면

(「찬미받으소서」, 71항 참조)

, 세계는 헛된

성장의 신화를 넘어서 지속 가능한 세상으로 전환하고 지구촌

의파국을비켜갈수있을것입니다.

회칙「찬미받으소서」 5주년을맞으며

한국천주교주교단

기후위기

,

지금당장나서야합니다

누이이며어머니같은지구생태계가울부짖고있습니다.

(「찬미받으소서」 2항)

한국천주교주교단 기후 위기성명서

기후위기 Q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