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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ਔ ੈ

말씀

이삭

엄마, 교리해요

소중한 아들은 또래보다 더딘 청년이지만, 제게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게 해준 아들입니다. 그런 아들이 몇 해 전

중고등부 주일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주일학교

졸업 후에는 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성당 활동이 없었습니

다. 그리고 아들의 바람을 귀 기울여 주는 분도 별로 없었

습니다. 아들은 주일미사에 동행할 때마다 “엄마, 교리 해

요. 교리 할 수 있어요”라며 졸랐지만, 뭐라 할 말이 없었

습니다. 청년 미사도 기웃거려 보았으나 몸만 청년이지 생

각이 어린 아들을 청년 미사에 데리고 다니는 것도 어려웠

습니다. 장애인을 위한 미사를 하는 본당들도 찾아가 보았

으나 멀어서 더 힘겨웠습니다. 그래서 아들과 성체조배실

에서기도하기시작했습니다.

그즈음 교구 공모전에 글을 써냈더니 하느님께서 최우

수상의 선물을 주셨습니다. 작년엔 ‘소명을 찾아준 아이

청년’이란 제목으로 신앙체험수기 공모전에 응모했는데 가

슴 떨리게 전국 대상이라는 영광을 주셨습니다. 수상소감

을써서가톨릭평화방송으로보내고원고가포털사이트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시상식 유튜브도 세상 속으로 흘러 들

어갔습니다.

작년 2월에 따뜻한 신부님이 본당에 오시어 기쁜 마음

으로 성당을 다니고 있습니다. 장애인 가족의 삶을 이해하

시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어 그간에 수상한 글

들이 실린 단행본들을 신부님께 드렸습니다. 본당 신부님

께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 주시고, 교구 장애인 신앙교

육부의 도움이 더해져 작년 가을 저희 본당에도 ‘임마누엘

주일학교’라는이름의교리반이생겼습니다.

장애인 가족들은 그동안 집 근처 본당을 두고도 멀리 타

본당을 다녔는데, 우리 본당에서 미사를 드리니 꿈만 같다

고 했습니다. “네 길을 주님께 맡기고 그분을 신뢰하여라.

그분께서 몸소 해주시리라.”

(시편 37,5)

주님께서 우리의 청

을 들어주신 것입니다. 긴 기다림과 기도와 노력 끝에 열

매를 맺어 주셨습니다. 밝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발달장

애인들이모인이주일학교에는나눔이충만한자원봉사자

선생님들께서애써주십니다.

작년 성탄에는 음악 발표회를 했습니다. ‘크리스마스에

는 축복을’, ‘고요한 밤 거룩한 밤’에 맞춰 노래와 율동을 하

는데눈시울이뜨거워졌습니다. 공연을보니하늘에서천사

들이 내려온 것 같았습니다. 아들도 피아노 연주를 했습니

다. 이제그토록원하던가톨릭교리도배우고, 음악과미술

수업도합니다. 아들덕분에저는장애인식개선교육강사로

활동하고있습니다. 발달장애인은생각과느낌을나누는방

법이 조금 다를 뿐입니다. 그들도 하느님의 귀한 형제자매

입니다. 장애인이 어디에 있어도 달리 보지 않고 당연하게

생각하는은혜로운미사가되기를기대합니다. 앞으로임마

누엘 주일학교의 행진과 발전을 바라며, 앞으로 장애인 주

일학교가 곳곳에 꽃피우길 기도합니다. 이 모든 것을 계획

하여이끌어주시며은총으로함께하는주님과여러분께고

맙습니다. 찬미와감사와영광드립니다. 아멘.

하정화

비비안나

장애인주일학교자모회, 양천성당

이현정

아미카

의정부교구구리성당

나를이끄는

성경구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