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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의
이삭
선물이라뇨?
몇 해 전 장애아이 둘과 사는 제가 힘들어 보이고, 삶에
지쳐허우적거리는모습이안타까웠는지한친구가영신수
련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타인들과의 나눔이 싫어 외면하
다가 소개해준 친구의 체면을 생각해 마지못해 다니고 있
었는데, 어느 날 예수님이 우물가에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물을달라고하시는성경구절을묵상할때였습니다. 제눈
앞에뽀얗게물안개가피어오르고끊임없이솟아오르는맑
은 샘물을 바라보며 ‘와! 저 맑은 샘물, 우리 아이들에게 먹
여야 할 텐데….’라고 생각하는 순간 어디선가 소리가 들렸
습니다.
“너의아이들은내가너에게준선물이다.”
“뭐라고요? 지금 뭐라 말씀하신 거예요?” 그 말씀에 전
너무너무화가나서,
“아니요, 아니요! 저는 그런 선물 원하지 않았어요! 절
대! 절대로요!” 도리질 치며 묵상 시간 내내 통곡하며 울었
습니다.
“주님! 망망대해에 노 없이 저희 세 식구만 돛단배 타고
있는모습보이시나요? 또이아이들과살아가는게얼마나
힘든지 아시나요? 하나도 아닌 둘을 어찌 감당하라고요?”
그때부터 시작해서 오랫동안 냉담하던 중, 독실한 불
교 신자인 언니의 소개로 어느 스님을 뵐 기회가 있었습니
다. 이야기를 주고받던 중에 스님께서 제게, “보살님! 보살
님의 아이들은 보살님에게는 선물입니다”라고 말씀하시는
데, 갑자기누군가저의뒤통수를때린것처럼충격을받았
습니다. 가슴이 뛰고 얼굴이 붉어지며 눈물이 하염없이 흘
러, 밖으로 나와 주저앉아 꼼짝할 수가 없었습니다. 몇 해
전영신수련때의기억이떠올랐기때문입니다.
‘고통도 은총이다’, 또 ‘견딜만한 사람에게 고통도 주신
다’는 말은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었습니다. 저는 그때
왜 그런 선물을 주셨는지 이해할 수 없어 주님을 미워하고
원망했습니다. 사면초가에 둘러싸인 듯한 제 상황을 도저
히 받아들일 수 없어 주님께서 내미는 손길을 뿌리쳤습니
다. 저의 삶만 힘들고, 억울하고, 초라하게 느껴졌기에 저
는하느님을외면하고또까맣게잊어버렸던것입니다.
‘어떻게 주님의 말씀을 잊고 살았을까? “보지 않고도 믿
는 사람은 행복하다
(요한 20,29)
”고 했는데 난 보고도 듣고도
믿지않았으니….’
고통도 은총이라는 것을 진작 알고 느꼈더라면 이렇게
까지 방황하지도 주님을 원망하지도 않았을 텐데요. 아마
도 주님은 제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계셨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먼 길을 돌아온 탕자처럼 스님을 통해서라도 저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하려 하신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니 저
의 나약함과 부족함, 욕심과 교만, 삶의 불평과 불만 등 모
든 것이 제 탓이며, 주님을 믿지 못하고 살아온 저의 잘못
이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주님께서 주신 귀한 선물인 아이
들과 함께하는 순간순간이 하느님 나라에 사는 것임을 알
고, 감사하며열심히살아가려합니다.
한승우
크리스티나
장애인주일학교자모회, 등촌1동성당
양승연
루시아
방학동성당
나를이끄는
성경구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