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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의 평화를 빕
니다.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는 의료진에게 인내
와 용기를 주시고 환자들이 하루빨리 치유되어 일상의 삶
으로돌아갈수있도록주님께특별한은총을청합니다.
인류 구원의 신비를 묵상하고 부활 축제를 기쁨으로 맞
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사순 시기입니다. 사순 시기의 시작
인 재의 수요일에 우리는 머리를 숙여 재를 받으며 “사람
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는 말
씀을 묵상합니다. 이는 단순히 인생의 허망과 무상함만을
강조하는 말씀이 아닙니다. 현세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이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 지금의 삶은 하느님 나라에서의
영원한 삶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임을 깊이 깨달으라는 말
씀입니다. 사순시기동안하느님의뜻을깊이묵상하고회
개하고 그분께 깊이 의탁할수록 예수님 부활의 영광에 더
가까이참여할수있을것입니다.
진정한 회개는 그저 지난 잘못을 뉘우치는 것만이 아니
라, 삶의중심을하느님을향해완전히전환하는것입니다.
후회는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두지만, 회개는 자기를 버리
고하느님의뜻을찾습니다.
“네아우아벨은어디있느냐?
(창세 4,9)
” 죄에휩싸여동생
을 죽인 카인에게 하느님은 가만히 물으십니다. 카인의 모
든잘못을다알고계신주님께서는그가회개하고돌아오
기를 기다리시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오늘 우리에게도 같
은질문을하십니다. “네이웃은어디에있느냐? 너의삶의
중심은 어디에 있느냐?” 피하고 싶은 이 질문에 우리는 솔
직하게 끊임없이 대답해야 합니다. 우리 주위에 있는 약하
고 힘들고, 가난하고 박해받는 사람을 지나치지 않고 그들
을 돌보고 치유해 주어야 합니다. 무관심의 유혹을 넘어,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연민을 가지고, 그들과 시
선을 맞춰 자비와 사랑을 베풀어야 합니다. 우리가 하느님
의은총을넘치게받았으니, 우리도이웃에게그사랑을베
풀어야합니다.
저는 2020년 사목교서를 통해 ‘복음의 기쁨을 선포하는
본당 공동체’를 만드는 데 힘을 모으자고 당부드렸습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체험하고 그 빛을 따르는 이들이
라면, 구원의기쁜소식을전하지않고는견디기어려울것
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기 때문입니
다
(마태13,44참조)
.
세례 받은 우리는 복음 선포의 중대한 사명을 받았습니
다. 이번 사순 시기를 통해 신앙의 공동체인 교회 안에서,
특히각자가속한본당안에서복음선포의사명을배우고
시작하며성장시켜나갑시다. 신앙의공동체가하나되어희
생하고, 힘을 모아 노력할 때 우리는 매일의 삶에서 주님
부활의큰기쁨을누릴수있을것입니다.
이 은혜로운 사순 시기에 하느님의 말씀을 신앙의 나침
반으로 삼고,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시는 그분께로 한걸음
더나아갑시다.
천주교서울대교구장
염수정추기경
2020년 교구장 사순 메시지
“너는먼지이니먼지로돌아가리라.”
(창세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