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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내 마음 따라 피

어나던 하얀 그때 꿈을 풀잎에 연 이슬처럼 빛나던 눈동자

동그랗게 동그랗게 맴돌다 가는 얼굴.”

노래를 잘 못 부르지만 가끔 혼자서 흥얼거리는 노래입

니다. 이 노래를 부르다 보면 스쳐 지나가는 그리운 얼굴,

소중한얼굴들을만나곤합니다. 새로운한해를맞이해이

노래를 부르다 보니 문득 ‘그립고도 소중한 바보’가 떠오릅

니다.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올해는 추기경께서 2009년 2

월 16일 오후 6시12분,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

씀을 남기고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가신 지 10년이 되는 해

입니다. 예수님께서 가신 길을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걸으

신 성모 마리아처럼 예수님의 길을 묵묵히 따르는 것이 사

제의 길이라 여기셨던 분. 박정희·최규하·전두환·노태우·

김영삼·김대중으로이어지는여섯대통령과함께하였던서

울대교구장으로서의 재임 기간

(1968~1998년)

동안 시대를 살

아가는 한 가톨릭 신앙인으로서, 추기경으로서 그리고 국

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뇌의 시간을 사셨던 분. 그 역사의

순간들 안에서 하느님의 뜻에 따른 올바른 삶의 방향을 제

시하고 사셨기에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과 기억 속에 아직

도 자리하고 계신 것은 아닐까요? 국내에서뿐 아니라 아시

아교회와 보편교회 안에서도 그 삶이 기억되는 추기경의

선종 10주년을 맞아 서울대교구는 그분이 사셨던 하느님

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마음과 실천을 되새기며 이어가는

한해를보내려고합니다. 개인들뿐아니라교구내에서이

루어지고 있는 수많은 조직과 단체들 안에 그분의 마음과

손길 그리고 영향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것이고, 모두

가 그분의 마음과 정신을 되새기며 따르고 싶어 할 것입니

다. 이러한 마음을 더욱 함께 나누고 실천할 수 있도록 선

종 10주년인 2월 16일을 전후하여 한 해 동안 그분의 삶을

기억하고 따라 살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들이 펼쳐질 것입

니다.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이라는 한 개인의 과거의 삶을

기억하는 차원을 넘어서 그분의 마음과 정신을 각자의 삶

의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또 공동체적으로 되새기며 이어가

는 결심과 실천의 노력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사제품을 앞두고 이루어진 면담에서 ‘기도하는 사제가 되

라’는 추기경의 말씀을 되새기며 매일 짧은 시간이라도 성

체조배의 시간을 마련할까 합니다. 또한 “신앙이란 주님의

절대적인 사랑을 믿는 것”이라는 그분의 말씀에 따라 하느

님께서 나에게 베푸시는 한없는 사랑을 더욱 깊이 깨닫고

체험하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그 사랑을 토대로 이웃을 사

랑하고, 나의직무와직책을통해타교구뿐아니라세상에

도 봉사하고자 합니다. ‘하느님과 함께 사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씀하신 그분, 바보이신 예수 그

리스도의 삶을 따라 바보로 살고 가신 그분의 삶을 흉내내

보았으면 합니다. 추기경의 삶을 이어가는 우리들의 노력

이그분을이시대에또앞으로의시대에살아있게할것입

니다. “고맙습니다. 서로사랑하십시오.”

조성풍

아우구스티노신부

|

서울대교구사목국장

‘아! 그리운 바보’

-김수환추기경

김수환스테파노추기경

선종 10주년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