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8

3 / 12

֕ ਔ ੈ
김호정 엘리사벳 | 영화배우
말씀의
이삭
대화
무기력하게침대에누워만있던제게친구는그냥꼭쥐고
있으라며작은나무십자가하나를건네주었습니다. 당시신
자가 아니었던 저는 기도드리기엔 부끄러워 아플 때마다 친
구 말대로 나무 십자가를 손에 꼭 쥐고 견뎠고, 점차 상태가
좋아져침대를벗어날수있게됐습니다. 그즈음나무십자가
를건넨친구가교도소에서작은연주회를할거라며함께가
자고 했고, 사제복을 입은 신부님 두 분과 동행했습니다. 알
고보니두분중한신부님은저와같은종류의병으로투병
중이셨습니다. 흥미로웠습니다. 일도하지못하고사람도만
나지않으며늘집에숨어있다시피한저와달리신부님은아
파도 계속 신부님이시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
지만어디까지나혼자속으로만생각했지이렇다할대화없
이우리는서먹한분위기속에교도소에도착했습니다.
소박하지만 참 따뜻한 음악회였습니다. 친구는 재소자들
을위해연주했고두신부님은기도문을읽어주셨습니다. 연
주회가끝나고함께저녁식사를하며부쩍가까워진기분이
들었습니다. 돌아오는차안에서신부님과저는투병에대한
이야기도나누게됐습니다. 신부님은자신의병으로고통을
느낄때마다예수님이십자가에매달리셨을때어떤고통이
었을까생각하게된다고하셨습니다. 그리고그고통을조금
이나마 느껴보는 것 같다고도 했습니다. 그 말이 얼마나 인
상적이었는지모릅니다. 저는병때문에너무아파고통스러
워서할일도하지못하는이상황이속상하고원망스럽기만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자기 연민에 빠진 제 영혼이 깨어
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신부님은 또 자기가 아는, 한 바이올
리니스트는손을다쳐더이상연주를할수없게됐지만지
금은 바이올린 만드는 일을 하며 살고 있다고, 연주했던 사
람이라누구보다바이올린을잘만들수있지않겠냐며저에
게 제 일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보다 그 분야에 새로운 일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어느덧 서울에
도착해우리는그날아침처음만났던어색함은사라지고서
로웃으며헤어졌습니다. 두신부님은마지막인사로저에게
“성당에한번오세요”라고했습니다. 돌이켜보면그말은마
지막인사가아니라다시만날약속이었다는생각이듭니다.
교도소에 다녀온 이야기를 성당에 다니는 친한 친구에
게했더니, 친구는대뜸신부님께서말씀하신건지키는게
도리라며 주일에 성당에 가보자고 했습니다. 갔더니 글쎄
친구가 떡하니 저를 예비자 교리에 등록해 뒀고, 얼떨결에
저는 교리 공부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친구는 제가 중간에
관둘까봐반년동안저를데리고성당에다니며함께교리
공부를 하는 성의를 보였고, 그 덕에 저는 결국 ‘엘리사벳’
이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또 신부님의 말씀이
씨앗이 되어 전 다시 학교로 돌아가 연출가의 꿈을 키우기
도 했습니다. 제가 마음을 열고 신부님과 대화하지 않았더
라면, 영혼을 담은 진실한 말을 주고받지 않았더라면 오늘
의나는, 미래의나는어떤모습일까생각해봅니다.
교리상식 바티칸의공식명칭은 ‘바티칸시국’으로엄연히독립국가입니다.바티칸시국은담장과성베드로광장의기둥으로로마시와경
계를이루고있습니다.오늘날이세상에서가장작은나라가운데하나인바티칸시국의경계를설정한것은1929년맺어진라테
라노조약이었습니다.이조약에서이탈리아는바티칸시가일정한영토와국민
약에따르면,교황에대한모독은국왕과같은비중으로이탈리아법의처벌을받으며교회의주요법인조직체는정부의어떤간
섭도받지않도록되어있습니다.이리하여오늘날의바티칸시국이탄생한것입니다.
바티칸도 나라인가요?
글_ 「교회상식속풀이」 | 바오로딸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