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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경
마리아
| 사이클선수
말씀
의
이삭
나에게성호를긋는다는것은
저는 주일, 성당에서만 성호를 그었던 신자였습니다.
평소에 성호를 긋자니 부족한 제 자신의 행실이 떠올라,
과연 자격이 있을까 하고 많이 어렵게 생각했던 것 같습
니다. 하지만 시합 때가 되면 더 주님께 의지하게 되었습
니다. ‘잘하게 해주세요’가 아닌 ‘그 어떤 결과든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라는 기도와 함께 늘 시합을 하곤 했지
만 성호는 긋지 못했습니다. 우연히 한 영상을 보기 전까
지는요.
그 영상은 바로 김연아 선수의 시합 영상이었습니다.
수천 명의 관중 앞에서 성호를 긋고 당당히 연기를 시작하
는 그 선수를 보면서 ‘나도 하고 싶다. 나도 해야겠다’라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늘 마음속에서만 하던 것을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처음엔 버릇이 들지 않아서 의식적으로만 성호를 긋고
훈련과 시합에 임했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자연스레 기
도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참 놀랍게도 주님께
향한 믿음과 확신이 더 커졌습니다. 저는 그 반대로, 믿음
과 확신이 있어야 성호를 그을 수 있다고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이 부끄러운 마음마저도 지켜봐 주셨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천천히 기다려주시다 그 김연아 선수의 영상을 우
연으로 가장해 보내주셨던 것은 아닐까’라는 느낌도 들었
습니다. ‘성호를 그을 자격이 없다’라는 마음은 오롯이 제
시선이었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깨닫고 나니 불
안함과 걱정이 앞섰던 시합에서 든든한 믿음으로 마음 편
히 집중할 수 있었던 계기도 되었답니다.
성호를 긋고 시합에 임한 지 어느덧 3년째가 되었을 때
입니다. 관중석에서 제 경기를 보고 계신 성함도 모르는
학부모님들께서는 늘 저를 위해 기도하고 계신다며 따스
히 손을 잡아 주시기도 합니다. 또 “선배님, 저도 천주교
입니다”라고 속삭이듯 말하는 후배들을 보면 왠지 모를
책임감도 생깁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런 기도와 사랑을 두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성호를 긋고 나서부터는 나라는 사람이 이 자전거로 국
가대표까지 할 수 있게 쓰인다는 것 자체에 감사할 때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겸손을 알려주시려 그 영상을 보게 하
신 건 아닐까요?
제가 김연아 선수를 보고 용기를 낸 것처럼, 말씀의 이
삭을 정독하시는 많은 분께도 제 글이 용기 한 방울이길
염원해 봅니다.
교리상식
제2차바티칸공의회문헌〈전례헌장〉 48항은 “교회는그리스도교신자들이이신앙의신비에마치국외자나말없는구경꾼
처럼끼어있지않고, 예식과기도를통하여이신비를잘이해하고거룩한행위에의식적으로경건하고능동적으로참여하
도록깊은관심과배려를기울인다”고언급하면서미사에대한교회의역할을설명합니다. 미사때합장을하거나손을가지
런히모아잡은분, 팔짱을끼고있는분, 뒷짐지고삐딱하게서있는분들도눈에띕니다. 내가예수님앞에서있다면어떤몸
가짐을할까를생각하고그자세를취하라고말씀드리고싶습니다.
미사 때 특별히 가져야 할 자세가 있나요?
글_
「
교회상식속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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