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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성당이든지 안으로 들어가면 우리의 시선은 제단

과 제대를 향하게 됩니다. 미사의 성찬례가 거행되는 제대

는 자신을 희생 제물로 바치신 예수님의 몸을 상징하며 성

당의 중심입니다. 명동대성당 제단의 목조 제대 뒤에는 흰

대리석으로 된 또 다른 제대가 있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

의회

(1962~1965)

이전에는 사제가 미사를 집전할 때 제단을

향했는데여기에서도그흔적을엿볼수있습니다.

제단 뒤편에는 반원형 공간이 있습니다. 드브레 주교

(한

국명: 유세준, 1877~1926)

가 이 빈 공간에 성화를 넣기로 하고

화가 장발 루도비코

(1901~2001)

에게 작품을 의뢰했습니다.

화가는 1925년부터 2년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하여 캔버스

에 유채 물감을 사용해 작품을 완성하였습니다. 각 사도의

그림폭은 70cm, 높이는 227cm입니다.

공예가 이순석 바오로

(1905~1986)

의 증언에 의하면 장발

은 이 공간을 어떻게 장식할지 많은 고민을 하면서 경주

토함산의 석굴암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그곳의 석가모니

본존불께서는 깊은 명상에 젖어 있고, 그 둘레에는 10대

제자상 입상 부조가 새겨져 있습니다. 화가는 석굴암에서

영감을 얻어 명동대성당 감실의 예수님을 제자들이 감싼

듯한 모습으로 그려 넣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12제자를 비롯하여 사도 바오로와 그의 동행자 바르나바

를 그려 14사도화를 완성하였습니다. 각 사도의 이름은 발

아래에 한글과 라틴어로 표기되어 사람들이 구별할 수 있

게 했습니다. 사도를 그리기 위해 화가는 당시에 우리나라

에서선교하던사제들을모델로삼았다고합니다.

성모상 바로 아래의 좌우에는 천국의 열쇠를 든 베드로

사도와 순교의 상징인 칼을 든 바오로 사도가 엄숙한 표정

으로 서 있습니다. 이들의 얼굴과 몸은 거의 다 정면인데

매우 근엄하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줍니다. 두 성인 이외

에도 각자가 자신의 상징과 관련된 지물을 들고 있습니다.

발 주변에는 천상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다양한 꽃과 나

뭇잎이그려져있습니다.

화가 장발은 당시에 독일에서 유행하던 보이론

(Beuron)

화풍을 따라 제단화를 제작했습니다. 이 화풍은 작품의 외

적인 화려함을 피하고 절제된 표현을 통해서 영원한 미를

강조하였습니다. 그래서 14사도들의 모습은 언제 보아도

변함없이아름답고성스러운모습으로다가옵니다.

‘14사도 제단화’는 가톨릭교회가 예수님과 사도로부터

이어지는 거룩한 교회이며 성인들과 일치된 교회라는 것

을 알려 줍니다. 우리도 세례성사를 통하여 하느님께 속하

였으며 또한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거룩한 교회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우리들 역시 교회의 사도들과 성인

들처럼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삶의 첫 자리에 두고 언제나

올바르게살아야한다는것을일깨워줍니다.

정웅모

에밀리오신부

| 서울대교구

주교좌성당유물담당

주교좌명동대성당의

‘14사도제단화’

보물

우리곁의

1월21일자에서 ‘성인메스트르신부’를 ‘메스트르신부’로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