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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ਔ ੈ

말씀

이삭

몇 해 전, 청소년문화회관을 개관하면서 청소년 연극제

를신부님과함께한적이있습니다. 재직하던대학에서청

소년 연극 경연 대회를 오랫동안 진행해 왔던 저의 경험을

아시고 함께 하자 제안하셨는데, 내 개인적으로는 신부님

의가톨릭적인발상때문에함께하고싶었던것입니다. 내

용인즉, 제도권 밖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에게 연극이라는

매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다리를 놔 주자는 것이었습

니다. 대학 진학을 위한 오디션장 같은 기존의 연극제와는

달리 그 어디에도 참여할 수 없었던 청소년들에게 길을 터

주고 누구에게도 속 시원히 털어놓지 못하던 자신들의 이

야기로 세상에 말을 걸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었습니

다. 그 당시 사회적인 이슈로 크게 회자되었고 오늘까지도

변함없는문제로남아있는학교폭력과언어의폭력, 가정

폭력 그리고 청소년 자살 등이 이슈로 크게 떠올랐을 때입

니다.

그들이 무대에 올려놓은 세상엔 사회면을 차지했던 문

제들과질문들이화두같이쏟아져나왔습니다.

“이거대한우주속에서나라는존재는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와 같은 거창한 질문보다는 매일 그들이 만나는

부모님과 선생님 그리고 이웃과 친구들. 그 속에서 폭력 가

해자와 피해자, 더 심각하게는 자살해서 돌아온 유령 친구

들과 함께 그들이 겪고 있는 것들의 실체를 매우 솔직하게

자신들만의 언어와 행동으로 우리 앞에 내어 놓았습니다.

그 속에는 “나야! 나”, “픽 미! 픽 미!”에서와 같이 선택받음

으로써만 자신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강박증, 자신들의 눈

앞에서 요구되고 있는 문제에만 너무 집착한 나머지 볼 수

없었던세상, 미래를향해가야하는길이너무어두워두려

움에떨고있는공포와불신들만있는듯했습니다.

그런데 연극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이들은 자신들의

생각이나행동들을통해드러나는내면들과만나면서오히

려 서로를 위로하고 신뢰의 힘을 쌓아가고 있었습니다. 각

자의 공포 속에서 키웠던 불신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그들

은어느새서로의상처를치유해주고있었습니다.

연극제에 참여하면서 나는 오히려 나의 실체를 보게 되

었습니다. 내가가고자하는길에만집착한나머지내가섬

겨야할세상을보지못하고있었다는사실을말입니다. 집

착의 끝에 내뱉은 가혹한 말들, 내게 보내주신 인연들을

‘그대’가 아닌 ‘그것’으로 얼마나 많은 가시로 내쳤던 나 자

신을본것입니다. 그리고내가지켜야할원칙을세웠습니

다. “내게 보내 주신 귀한 인연을 무조건 사랑하고 칭찬하

고받아들이고기다리자”라는….

“참새 다섯 마리가 두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하느님께서 잊지 않으신다. 더구나 하느

님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두려워하

지마라. 너희는수많은참새보다더귀하다.”

(루카 12,6-7)

송혜숙

안나

前서울예술대학교수

두려워하지마라

하느님께서는너희머리카락까지세어두셨다

교리상식

글_

교회상식속풀이」

|

바오로딸발행

가톨릭교회의주요기도문중가장짧은기도인 ‘성호경’은입으로외는것만이아니라십자가를그으면서바치는기도입니

다. 성부와성자와성령의이름으로기도하고, 일을시작한다는것은나자신이하느님께속한존재이고, 내가하는기도가

하느님의것이되고, 내가하는일이결국성부와성자와성령이신하느님이바라시는일이되기를청한다는의미입니다. 내

기도와일상이온전히하느님께봉헌되고수렴되기를희망한다는뜻이담겨있습니다.

기도할 때 성호를 긋는 까닭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