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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의
이삭
알코올중독으로병원에입원해있을때일입니다.
“종로김!” 폐쇄병동스피커가저를부르네요. 편지한통
이 왔나 봅니다. 전방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스물세
살의 큰아들이 보낸 편지네요. 병실 바닥에 앉아 삐뚤빼뚤
쓴 편지를 읽습니다. 때는 2010년 7월, 어느 무더운 오후였
습니다. 두장의편지였는데두번째장에서저는그만목놓
아 울고 말았습니다. 다른 환우들을 생각해 아무리 울음을
참으려 해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면 저의 50년 삶을
박살낸 문장을 봤기 때문입니다. “… 아버지는 나의 반짝이
는별, 나는아버지를반짝이게하는밤하늘.” 그순간제두
눈과 심장은 폭발하는 거 같았습니다. 대체 누가 별이고 누
가 밤하늘이란 말인가? 그때 정신이 번쩍 들며 눈물을 훔치
면서 편지를 썼을 아들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그 얼굴에서
저를살리고픈애끓는사랑을보았습니다. 저는껍데기만아
버지일뿐, 아들이진짜아버지였음을깨달았습니다. 다행히
누구도제울음을막지않았고, 오랜시간이지나서저는피
눈물을 그쳤습니다. 사랑은 내리사랑이라지만 제게는 치사
랑이 맞습니다. 윌리엄 워즈워스의 시 ‘무지개’에 나오는 ‘아
이는어른의아버지’란말도그때확실히깨달았습니다.
향(香) / valentino
바보학교에서/나바보만따로가르치는독선생님께서/먹구름속
에서소나기가퍼붓던어느한여름날 / 세상에큰바람이불어야한다
며 / 바람풍風자를여러가지모양으로쓰시다가 / “그대는세상에서
가장향기로운향나무가어떤향나무인지아시는가?” /뜬금없이물으
셨다. /바보답게커다란두눈만소처럼하고있으니까/독선생님께서
는허허허웃으시더니이렇게말씀하셨다. / “향나무는상처가깊으면
깊을수록향이좋다네! / 그걸아는사람들은향나무를집에서키우다
가향이그리울때면 / 향나무에날카로운송곳이나칼로깊은상처를
내서 / 그향이올라오기를기다린다네
…
.” / 나바보는그순간 / 내가
살면서상처를입힌사람들이모두향내나는향나무같아서/교실밖
으로뛰쳐나가소나기먹구름과함께/엉엉한참을크게울었다.
우리는 살면서 ‘나’에 대한 근원적 ‘깨달음’을 몇 번쯤은
생각합니다. ‘깨달음’을 찾아서 산으로 가거나 책을 잡거나
아니면고수를만나거나합니다. ‘깨달음’은구도의끝일수
도있지만인생의끝은아닙니다. 안깨달으면또어떻습니
까? 그 누구도 세상을 다 깨닫고 사는 건 아니잖아요? 저
의 좁은 생각으로 ‘깨달음’은 ‘깨닫다’가 어원이죠. ‘깨닫다’
는 전체적 ‘깨다’와 부분적 ‘닫다’의 합성이고요. 쉽게 말하
면 ‘닫은 것을 깰 때 깨달음은 온다’는 것입니다. 깨닫기 위
해뼈를깎는고행과태산보다큰공부를하는친구들도있
지만, 우리네 인생은 나를 ‘닫는’ 게 과연 무언지 똑바로 알
고 잘 ‘깨면’ 거기서 ‘깨달음’의 자유를 조금은 맛볼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더러 시인이라 부르는 분들께
그러지 말라고 부탁할게요. 제게 사람 인
(人)
자가 어울리는
건딱하나, 죄인
(罪人)
김발렌티노. 요즘은바닷가모래알처
럼 지은 죄들을 찾는 재미로 사는 ‘행복한 죄인’이지만요.
하하하알렐루야!
죽다살았네/ valentino
예수는/다죽었다가/다시살아났다.
나는/반죽었다가/겨우살아났다.
김발렌티노
발렌티노
| cafe인생은아름다와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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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연
세실리아 | 홍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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