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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이삭

2013년부터 저의 또 다른 어머니가 돼 주신 시어머니가

지금껏제게제일많이하신말씀인것같습니다.

“아녜스~ 오늘 성지 미사 가서 생미사 넣었어. 아무 걱

정하지마.”

주보를 쓰는 기회가 제게 찾아오면서야 저는 ‘생미사’가

도대체 뭐지? 시어머니께 생미사 이야기를 숱하게 들은 지

3년 만에 인터넷에서 생미사라는 단어를 검색하게 되었습

니다.

지식백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한국의 경우 미사의 지

향은크게생미사와위령미사두가지로나누어지며, 생미

사는 살아있는 이들을 위한 지향, 특히 한 개인과 가정의

건강, 화목 및 감사하는 지향으로 봉헌되는데 교회로부터

파문을 받은 이를 제외하고 누구를 위해서도 봉헌할 수 있

다. 연미사로 불리는 위령미사는 세상을 떠난 이들의 영혼

을위한지향으로봉헌된다’라고나와있었습니다.

40년 넘게 남이었던 저를 위해 시어머니는 거의 매일이

다시피 생미사를 넣어주셨습니다. 늦은 나이에 결혼해 아

기가 생기지 않아 노심초사하던 제게, 언제나 밝은 얼굴로

“아무 걱정하지 마, 오늘도 미사 가서 생미사 넣었어~”라

고말씀하셨습니다. 아이가생기고그기쁨도잠시, 생후 4

개월 때부터 그 고통스럽다는 아토피가 생겨 밤잠 못 이루

며 힘들어할 때도 “오늘 미사 가서 생미사 넣었어~ 다들

같이 기도해주셨으니까 걱정하지 마~”라며 이야기하셨습

니다. 그 당시엔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어 그 의미를 파악

할생각조차하지못했습니다.

몇 달 전 ‘용가리 통뼈’라고 자부하던, 집안일과 성당일

로쉴틈이없던시어머니가백내장수술을받았습니다. 나

이가들면다하는간단한수술이라고하지만, 눈을건드리

는수술은겁나는일이었습니다.

일요일 저녁 미사에 가는 남편에게 “어머니 그 생미사

넣어드리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 거지? 어머니가 매번 우

리 생미사 넣어주셨잖아. 내일 수술이니까 생미사 넣어드

리고 와주셔~” 제 입에서 처음으로 생미사 넣어드려야겠

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시어머니가 가장 든든해 하실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여러 가지 도와드릴 상황이 못 돼서

마음이 불편했었는데, 생미사를 넣고 나니 제 마음도 편안

해지고, 함께 기도드리니 별일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

니다. 참신기한경험이었습니다.

생미사를 넣으려면 헌금을 내야 한다는 것도 그때야 알

았습니다. 시어머니께 가끔 드린 용돈은 모두 생미사로 봉

헌됐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생미사 헌금은 성의껏

내면 된다고 합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주님께 기도를 구하

고 감사하고, 함께 그 사람을 위해 기도를 드릴 수 있는 기

회, ‘생미사’의축복을꼭한번경험해보셨으면합니다.

정세진

아녜스

| KBS아나운서

캘리그라피

이희연

세실리아 | 홍보국

역대

교황님

말씀

| 교황프란치스코

“아녜스~오늘생미사넣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