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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의
말씀
생각을바꾸어…. ‘좋은이웃’ 되기
이광휘
베드로신부 | 사회사목국이주사목위원회위원장
칠흑 같은 어둠 속에 홀로 섰습니다. 어둠이 짙으면 짙을수록 밤하늘의 은하수는 더욱 또렷해집니다.
삶이 어둡고 지난할수록 주님의 십자가가 또렷해지는 것처럼, 들음은 어렵지 않습니다. 들음을 실천하
는 일, 누구든 그 어렵고 버거운 일을 하고자만 한다면 세상이 칠흑 같은 어둠뿐일지라도 주님께서는
기꺼이빛을내어비추어주실것입니다.
장은미
베르나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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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사진가회
“누가아버지의뜻을실천하였느냐?”
(마태 21,31)
사진
설명
샤르첼릭. 키르키즈스탄
제가 함께 만나고 사목하는 분들은 ‘국내 이주민’들입니
다. 이들은 이주 노동자들, 결혼 이민자들, 이주민의 자녀
들
(다문화)
그리고 난민들입니다. 이들은 때론 이유 없는 편
견과 오해 그리고 차별속에 살아가곤 합니다. 특히나 난민
들의 경우는 자신들의 목숨과 신앙을 지키기 위해, 가족들
의생명을이어나가기위해고향을떠나먼나라이곳한국
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의 종교에 대
한 편견, 잘못된 선입견과 오해들 그리고 그들의 피부색으
로 인해 ‘잠재적인 범죄자’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우리
안에서살아가고있습니다.
얼마 전 이주민 활동가 한 분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
었습니다.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철저한 준법
주의자’라는 것입니다. 좁은 도로의 횡단보도 하나라도 파
란불을 지키며, 길거리에서도 침도 뱉지 않으려 한다는 것
입니다. 왜냐하면 혹시나 작은 잘못 하나로 추방되거나 그
것이 이유가 되어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누구
보다모범적인삶을살고자노력한다고합니다.
오늘은 제106차 이민의 날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
서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이
들 가운데 하나가 ‘이주민’이라고 말씀하시며, 이들의 상
황을 파악하고 돕는 것이 각 나라의 정치적인 문제를 해결
하는 것보다 더 근본적이고 시급한 일이라고 강조하셨습
니다. 또한 교황께서는 요셉, 마리아와 함께 이집트로 피
신하셔야 했던 예수님께서 ‘이주민’의 표본이라고 말씀하
셨습니다. 헤로데의 박해를 피하여 강제로 피신하셔야 했
던 예수님께서는 오늘을 살아가는 ‘이주민’ 안에 현존하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들의 얼굴에서 굶주리시고,
목말라하시며, 헐벗으시고, 병드시고, 나그네이시며, 감
옥에 갇히신 예수님의 얼굴을 발견해야 합니다
(마태 25,31-
46 참조·제106차 이민의 날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담화 일부 발췌)
.
오늘 복음에서 맏아들은 “나중에 생각을 바꾸어 포도밭
에 일하러 갔다”
(마태 21,29 참조)
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민의
날을맞이하여주님께서우리들에게말씀하시는것같습니
다. 이주민들에대한잘못된편견과오해그리고차별의마
음을 바꾸어, 세상이라는 포도밭에 가서 사랑을 실천하고,
가련하고 절망에 빠져 있을지 모르는 외국인들의 ‘좋은 이
웃’이되어주라고말입니다.
올해 이민의 날의 주제 성구는 “모든 이를 차별 없이 환
대하는 것은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1요한 4,8 참
조)
”라고정해졌습니다. 이러한차별없는환대와사랑의실
천으로우리가먼저그들에게좋은이웃이되어줄때, 그들
도우리에게좋은이웃이되어줄것입니다. 끝으로오늘제
2독서인사도바오로의 “그리스도예수님께서지니셨던바
로그마음을여러분안에간직하십시오.”
(필리 2,5)
라는말씀
에 따라, 예수님이 지니셨던 이방인들을 향한 연민과 사랑
의마음을간직하는우리들이되기를간절히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