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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늦둥이를 낳아 아기를 바라보고 있자니 어머니

의헌신과희생이더욱절실하게다가옵니다. 어머니몸안

에서제생명의씨앗이움트고자랐으며, 어머니는그고통

을 감내하고 낳아주셨다는 것, 그리고 평생을 혼신의 힘으

로지켜내고건사하려하셨다는것을새삼깨닫습니다.

저는 수년 전 어머니를 여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회고하는 책을 썼는데요, 어머니에게 그동안 감사했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10년간 매일

통화하던 어머니를 제 남은 인생에서는 가슴에 담고 살아

가고자 합니다. 난생처음 학생이 되어 가슴에 손수건을 달

고어머니와초등학교입학식을치르던날, 고3 때, 한여름

장맛비를 흠뻑 맞은 채 우산을 들고 전철역에 마중 나오셨

던 어머니, 성탄 대축일 성야 미사에서 간절하게 기도하시

는 어머니를 바라보았던 순간 등은 ‘어머니’ 하면 떠오르는

소중한기억들입니다.

제 어머니는 29살에 늦깎이 아나운서가 된 아들을 위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침밥을 차리시며 아들을 깨우셨습니

다. 몸이좋지않으실때도이마를수건으로단단히조여가

며 아침을 차리시던 어머니에게, 아들 출근길 밥상은 당신

일생의소명이자반드시해내야만하는자신과의치열한전

쟁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첫 월급을 받자 어머니는 적금에

들자고 하셨고, 그래서 3년 만기 천만 원짜리 적금에 가입

했습니다. 3년이 지나 천만 원의 종잣돈이 생겼고, 그걸 밑

천으로 조금 더 큰 적금에 가입했습니다. 무언가를 소박하

게만들어가는과정에서어머니와저는가족이얼마나소중

한지를느꼈으며, 어머니라는비옥한토양에서자라는가족

간사랑의열매는무럭무럭익어가고있었던것같습니다.

그러다 어머니의 기력이 쇠해지시고, 점점 다가오는 이

별의시간을마주하며가슴아파하는시간이시작되었습니

다. 오직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오셨건만 신체 기능들

이 다해가고 있을 때도, 언제나 그러하셨듯 어머니는 그걸

온전히혼자서기도하시며마음으로받아들이셨습니다. 전

그런 어머니를 바라보며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보았습니

다. 어머니와 성당에 가면 미사 전 먼저 인사드리던 그 성

모님이었습니다.

어머니 기억하세요? 우리가 주일마다 성당에 같이 가던

그 시절이요. 성당 안에 들어서면 어머니는 먼저 성모상을

찾아성호를그으셨고, 성당주보를저에게건네셨어요. 그

리고 저는 자리에 앉아 주보 안에 있는 ‘말씀의 이삭’부터

읽었었죠. 10년의 세월이 흘렀고 저는 지금 말씀의 이삭에

올릴 글을 쓰고 있네요. 성당에서 어머니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주보에 글을 올리면 꼭 보실 거라 믿어요.

8월 한 달간 어머니가 물려주신 신앙의 유산을 다른 형제

자매들과나누고싶습니다. 가족의소중함도요.

‘천사가 되어 주님 곁에 영원한 안식 중인 이연수 요안

나, 나의어머니, 제이야기를들어주소서.’

말씀

이삭

나의어머니, 나의마리아님

신동진

루도비코

| 아나운서

나를이끄는

성경구절

이상화

소화데레사

구의동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