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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를 드릴 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다 함께 ‘대
영광송’을부를때입니다.
대영광송은 아시다시피 주일이나 대축일 미사의 본기도
바로 앞에 노래나 낭송의 형식으로 함께 바치는 찬미가인
데요. 사제와 성가대를 비롯한 교우들이 주고받는 파트가
있어서, 미사에참여한모든이들이마치노래로대화를하
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나를 만드시고, 구원하시고, 이끄셨
던하느님의영광과승리를노래하고, 여러가지기도가모
여하나의찬미를이루기때문에전례중가장활기찬성가
가대영광송이라고해도과언이아닙니다.
‘하늘높은데서는하느님께영광~♬’
그래서인지 이 거룩하고도 영광된 대영광송의 첫 소절
을선창하시는신부님들의모습도각양각색입니다. 중후한
음색으로좌중을압도하는스타일, 음이탈이날까봐조심
스럽게 시작하는 스타일, 공기 반 소리 반의 안정감 있는
스타일등다양합니다. 신부님의선창을받아그뒤를잇는
2층 성가대의 아름다운 하모니도 본당별로 개성이 다 달라
이걸찾아듣는재미도쏠쏠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대영광송을 부를 때 남모르게 ‘화음 쌓
기’를 시도하는 것이 미사의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아무도
모르는 ‘1층의 고독한 성가단원’이지만 3도 화음을 높게도
쌓아봤다가 낮게도 쌓아봤다가 다양한 실험을 해봅니다.
어떤 날은 만족스러운 화음을 내기도 하고 어떤 날은 혼자
만 튀는 불협화음을 내고는 스스로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이 와중에 한 가지 순기능을 꼽는다면
(순전히 저만의 착각일 수도
있습니다만)
앞뒤 좌우 ‘평화의 인사 zone’에 계시는 신자분들
께서 신기한 화음 자매 1명의 효과로 한껏 더 큰 목소리로
성가를 함께 부르신다는 겁니다. 마치 ‘너는 혼자가 아니
다. 우리 함께 힘차게 성가를 불러보자꾸나’라고 결의를 다
지는동지들처럼말이죠.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당연히 여겨지던 일상이
무너지고, 성당에도많은변화가일어났습니다. 두달만에
재개된 미사에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성가를 부르는 시간
이 사라져버렸습니다. 2미터의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이
점점 익숙해지면서 낯설었던 주일의 성당 풍경이 점점 익
숙해지고있는요즘, 다시한번주위를둘러봅니다. 성가가
낭송으로 대체된 미사는 예전보다는 단출해졌지만 엄숙해
졌고, 신자들의수는눈에띄게줄었지만, 신부님이나수녀
님들, 그리고 본당 교우분들은 정말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마스크에 가려 얼굴도 잘 안 보이지만 따뜻한 눈인사 속에
서로의 진심이 느껴집니다. 신기한 화음 자매와 함께 힘차
게 성가를 불러주었던 저의 앞뒤 좌우 자리 ‘평화의 인사
zone’ 교우들에게서 느끼던 동지애를 바뀐 성당 풍경 속에
서도찾아봅니다.
어떤 노래 가사처럼 우리네 삶도 3도 화음처럼 차곡차
곡쌓여가는이야기의연속! 지금의시기를 ‘결핍’으로인한
아쉬움으로 탓하기보다 새로운 시선으로 배워가는 자세로
생각한다면한결여유로워지지않을까요?
말씀
의
이삭
낯선풍경속에피어나는동지애
정다운
프란체스카
| 방송작가
나를이끄는
성경구절
이명순
수산나
신내동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