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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의
말씀
‘식탁공동체’, ‘생명공동체’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한 농장 주인의 신중한 기다림
을이야기해주십니다. 이농장주인은자기밀밭에원수가
뿌리고 간 가라지를 뽑아내려는 일꾼들에게 추수 때까지
기다리라는 신중한 지시를 내립니다. 복음 뒷부분에 예수
님께서 직접 말씀해 주셨듯이, 이 주인은 예수님 자신입니
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기다리며 인내하고 계
시는모습입니다.
오늘은 모든 교회 구성원이 농업과 농촌, 농민에 대해서
성찰하도록 초대받은 25번째 농민 주일입니다. 농업과 농
촌, 농민의 문제는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구성원의 문제이
며, 매일 식탁을 차리고 먹어야 하는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
다. 결국 다른 사람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입니다. 나의 한
끼 식탁이 차려지기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가족들을 위해
서 식탁을 차리는데 1~2시간 정도는 걸릴 것입니다. 그러
나 우리는 집에서의 준비 시간보다 더 긴 기다림의 시간이
있어야우리의식탁이준비된다는것을자주잊어버립니다.
식탁이존재하기위해서짧게는일년, 길게는십여년에달
하는농민들의기다린시간이숨겨져있는것입니다.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습니다. 변화
의 속도가 너무도 빨라서 그 속도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차게 느껴질 때가 많으며, 경쟁에서 뒤처지고 홀로 남겨
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릴 때도 많습니다. 그래서 우
리는 항상 ‘빨리빨리’ 하는 것이 익숙해졌습니다. 그것은 식
탁에서도똑같이적용됩니다. 그래서식탁에둘러앉은사람
보다는맛과효율만따지게되고, 공동체는사라집니다.
우리가 속해있는 교회공동체는 예수님께서 차려주신 밥
(성체)
을 나누는 식탁공동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같은 밥을
나누기에 서로를 ‘형제’, ‘자매’라고 부르는 공동체임을 항
상기억해야합니다. 그리고우리는신앙생활을잘하는것
이 성체성사를 나의 삶에서 실현시키는 것이라고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성당에 가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매 끼
니 때마다 우리의 식탁을 ‘예수님의 식탁’으로, ‘생명의 식
탁’으로 만들어가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식탁
을 맞이할 때마다 식탁이 있도록 노력한 모든 이들, 긴 기
다림의 시간 안에서 농작물을 길러낸 농민부터 식탁을 차
려주신 어머니에 이르기까지, 수고해 주신 모든 분들과 함
께식탁에마주앉아있는것입니다. 식탁안에서도시와농
촌이만나고, 도시민과농민이만나는것입니다. 이것이한
국교회가 25년 동안 지속해온 ‘우리농촌살리기운동’입니
다. 식탁을 마주할 때마다 그 식탁이 있도록 온 힘을 다하
고 있는 농민들을 기억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
니다. 우리의 기도와 실천으로 이 땅에 ‘생명공동체’, 하느
님나라를만들어나갈수있습니다.
씨앗의 꿈이 알곡으로 차오르는 하느님 나라. 뿌리는 자의 희망과 뿌려진 자의 간절함이 만나 허기진
사람의 마음을 채우는 양식이 됩니다. 한 소녀가 알곡으로 가득 채워진 넓은 보리밭을 평화로운 모습
으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갑니다. 온몸을 흔들며 성장한 보리밭의 모습이 하느님 나라와 참 많이 닮았
습니다.
이혜련
분다
|
가톨릭사진가회
“하늘나라는자기밭에좋은씨를뿌리는사람에비길수있다.”
(마태 13,24)
사진
설명
이승현
베드로신부 |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