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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이삭

평화의기도

모든 사람이 코로나19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사

회적 거리 유지가 필수가 되면서 그동안 주일에 성당에 모

여 미사를 봉헌하는 일마저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가족이있는사람들의경우엔고립감이덜하겠지만, 혼자서

이불안을극복해야한다면더욱마음도몸도힘들겁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힘들게 이 시기를 견디고 있는 사람들

은 아마 의료진일 것 같습니다. 꼭 호흡기 내과가 아니더라

도 대학병원들은 혹시라도 의료기관 감염이 진행될까 봐 특

단의대책으로민감하게대응하고있습니다. 온몸을모두가

리는방호복을입고진료하는의료진의모습은, 보는이들까

지 호흡을 힘들게 만듭니다. 희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런모습을볼때마다머릿속에떠오르는기도문이하나

있습니다. 바로 평화의 기도입니다. ‘주님 저를 평화의 도구

로 써주소서’로 시작하는 어구는 예수님의 희생을 생각하게

도 하지만, 한편 신앙인으로서 저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지자문하게만듭니다. 돌이켜보면삶은선택의연속이었습

니다. 그 속에서 제가 택했던 모든 일들이 평화의 도구로서

주님이원하셨던일이었기를뒤늦게라도바래봅니다.

대구에 지원을 갔던 모든 의료인으로부터 저는 평화의

기도가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매일 바

쁘게돌아가던일상을뒤로하고어쩌면용감하게선택하였

던, 그러나 세속적으로는 어리석다 일컬어질 수도 있는 그

들의 선택은 온 나라를 구하였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외국

과 다르지 않게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면 큰 희생을 치를

수도 있었던 일이 그들에 의해 바로잡히고 정리가 되었다

고생각합니다.

요즘같이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던 적은 없었습

니다. 우리가전례없는바이러스로인한공포속에서그나

마 일상을 유지해나가고 있는 것은 모두 헌신적인 의료인

들덕분이라고생각합니다.

얼마 전 대구에서 한 명의 의료종사자가 코로나19로 인

해사망하였습니다. 참안타까운일입니다. 더이상은의료

인의 희생이 이어지지 않아야 할 터인데, 이를 위하여서는

온 국민이 합심하여 정부의 시책에 협조해야 할 것입니다.

자가격리자는 격리의 원칙을 꼭 지켜야 할 것이고, 일반인

들도사회적거리두기와마스크착용원칙을꼭지켜야할

것입니다.

올해는 유례없이 파란 하늘을 봄철 내내 감상할 수 있었

습니다. 나무와 꽃들도 예년보다 일찍 개화하여 최고의 아

름다움을 뽐냈습니다. 이로 인해 잃어버렸던 것이 무엇인

지잠시깨닫는시간도가질수있었습니다. 그동안인간의

교만은자연을파괴하고스스로도질병에취약하도록만들

어 당연히 누리고 있었던 모든 것들을 잃게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끝 모를 나락으로 떨어진 절망 속에서 희망의 씨앗

을발견하는데, 그것은다름아닌의료진의모습입니다. 방

호복 속에서 비지땀을 흘리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를 구원

하신예수님의모습을하고있습니다. 부디우리모두가꼭

승리하기를기도합니다.

이수정

데레사

| 경기대학교교수

나를이끄는

성경구절

민효재

스테파니아

의정부교구광릉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