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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의
말씀
‘나는양들의문이다.’
(요한10,7)
어린 시절 우리네 부모님들은 자녀들을 자주 부르시곤
했습니다. 부르시는 목적은 대부분 심부름이었고 그 종류
도 다양했습니다. 신나게 노래 부르며 하는 심부름이 있는
가 하면, 마지못해 구시렁거리며 하는 심부름도 제법 있었
습니다. 당연히 대가도 없었습니다. 부모님을 도와드렸다
는 뿌듯함에 기분이 좋은 경우도 있었지만 가끔은 꾀를 부
려못들은척하거나숨어있다가혼이나고기분도엉망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수고했다며 맛있는 간식이나 심지어
용돈이라도주실라치면그기분최고였지요.
사실 우리는 부르심에 익숙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일상
이 부르심과 응답의 연속입니다. 부모님들은 자녀들을, 선
생님들은 제자들을, 윗사람들은 아랫사람들을 부릅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고 친구 사이에서도 그렇습니다. 상
대를 부를 때는 무엇인가 용건이 있다는 뜻이기에 가끔 그
냥불렀다는이들을우리는싱거운사람이라고합니다.
하느님과 나 사이에는 어떨까요? 하느님은 나의 아버지
이시고 나는 그분의 자녀라고 우리는 고백합니다. 하느님
과나사이에도부르심과응답은멈추지않습니다. 나를부
르시는하느님의목소리가성소라면하느님을부르는나의
목소리는 기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부르
심에 “네, 여기 있습니다”라고 하는 응답이 바로 신앙입니
다. 하느님께서는 싱거운 분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나
에게 원하시는 뜻을 가지고 계시고 우리는 그것을 사제 성
소, 수도 성소, 혼인 성소 등으로 구분할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나를 부르시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는 귀가 열려있
고, “네. 여기 있습니다”라고 응답하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는것입니다.
이 부르심에 응답하기 위해 우리는 신앙의 감각
(sensus
fidei)
을 키워야 합니다. 감각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어
떤 분야에서든 차이가 있게 마련입니다. 하느님의 부르심
앞에서도 그 목소리를 알아듣고 그 뜻을 받아들이는 정도
는 다르게 나타납니다. 그런데 그 감각을 키워주시는 분이
우리와 함께 계시는데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그분께서 ‘나
는 양들의 문이다’
(요한 10,7)
라고 말씀하셨으니 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십시오. 또한 그분은 ‘나는 착한 목자다’
(요한
10,11)
라고 말씀하셨으니 그분께 시선을 고정한 채 말씀을
듣고 빵을 나누며 함께 머무르십시오. 그러면 뛰어난 감각
을 얻게 될 것이고 용기를 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
께서는 우리 신앙의 모범이시고 하느님의 부르심 앞에 선
우리가어떻게응답해야하는지를일깨워주시는길잡이와
같은분이십니다.
예수님의 도움으로 여러분 모두 성소 안에 담겨진 보화
를발견하시길바랍니다.
초겨울로접어드는들판에먹이가부족한양들이이리저리풀을뜯고있습니다. 새끼양이젖이모자라
어미양에게달려드는모습을저멀리서살피던목동이다가가등에짊어진먹이를어미양에게먹여줍
니다. 양들이 우리의 문을 통해서 드나들 듯, 그리스도의 양인 우리들은 양의 문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하늘나라에들어갈수있음을묵상합니다.
유동희
바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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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사진가회
“나는양들의문이다.”
(요한 10,7)
사진
설명
이성우
요셉신부 | 성소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