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ous Page  3 / 13 Next Page
Information
Show Menu
Previous Page 3 / 13 Next Page
Page Background

֕ ਔ ੈ

말씀

이삭

‘요나서’로연극하기

지난해 가을에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10월과 11월

두 달 동안 매주 수요일 저녁 서울대교구 문화학교에서 <

‘요나서’로 연극하기>라는 강좌를 들은 것입니다. 요나 이

야기는 신자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이 아는 내용입니다.

어릴 적 주일학교에서 연극이나 구연동화로 한 번쯤은 접

해 봤다는 분이 많습니다. 이 강좌에서는 1주일에 두세 번

‘요나서’를읽는것이기본과제입니다. 그리고요나서에대

한 신부님의 해설 시간이 있고, 요나서를 읽고 각자 느낀

점을 에세이나 연극 대본으로 써서 발표합니다. 최종적으

로 수강생들이 함께 짤막한 낭독극이나 연극을 만들어 종

강미사에서발표합니다.

저는 이 수업을 통해 그동안 이야기 중심으로 피상적으

로만 알던 ‘요나서’를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주님을

경외하고 섬기는 히브리의 예언자 요나가 왜 하느님 말씀

을피해서달아났다가물고기배속에 갇히고말았는지이

해하지못했는데그이유를알게됐고, 그런요나의심경에

깊이 공감하면서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곰곰

이생각하게된것입니다. 요나가반발했던바로그하느님

의 사랑, 이민족에게까지 차별 없이 베푸시려는 하느님의

보편적인 사랑을 나는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또, 내가

생각하는공평함과하느님이행하시는공평함의간극은왜

이렇게큰것인지…. 여러가지생각이떠올랐습니다.

저는 믿음을 멀리하고 방종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그

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며, 악한 이를 무조건 용

서하는 것 또한 정당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

래야 정의라는 것이 존재하게 되고 사회 질서가 바로 잡히

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요나서’

로 연극하기> 수업은 하느님의 정의는 제가 생각하는 정의

와는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습니다. 주님에겐 모든 피

조물이 사랑과 구원의 대상이기에, 설령 죄를 지었다 하더

라도처벌보다는진정한회개를통해용서받고구원받기를

원하십니다. 그 과정에서 회개와 용서의 기회를 끊임없이

주십니다. 저는 하느님께서 무엇 때문에 죄인들에게 회개

할 기회를 그렇게 수없이 주시는지 못마땅했습니다. 신실

한 마음으로 주님을 따르는 교인들만 잘 챙겨주시면 될 것

을, 못되고 얄미운 짓을 하는 사람들에게까지 계속 관심을

기울이시고 주님 안으로 이끄시려는 것이 불만이었던 거

죠. 하느님의사랑을이해하기엔제가너무나속좁고편협

했습니다. 우리 편, 네 편 갈라서 우리 편만 사랑받기를 원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조금 알 것 같습니다. 편견의

눈을거두고, 편가르기하지않으려는노력을하겠다고다

짐해봅니다. 이것만으로도 제가 <‘요나서’로 연극하기> 수

업을받은의미가있는것같습니다. 주님께다가가는방법

은 참으로 여러 가지가 있음을 느끼게 해준 은총의 시간이

었습니다. 다음 학기 문화학교에는 또 어떤 강좌들이 있을

지찬찬히살펴봐야겠습니다.

임주빈

모니카

|

KBS심의위원

이영주

스텔라

| 수서동성당

나를이끄는

성경구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