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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5월 21일에 발행한 주보에서 눈에 띄는 교회 소식

이 보입니다. 제12회 세계 홍보의 날 심포지엄입니다. 주제

는흥미롭게도 “TV 프로그램어떻게선택할까?”입니다.

심포지엄 마지막에는 당시에 참석자들

200명을 대상으로 방송국에서 실제 방영

하는 프로그램 중에서 투표를 통해 바람

직한프로그램과바람직하지못한프로그

램 5개씩 순위를 매겨 발표했습니다. 지

금그렇게한다면어떤일이벌어질까…?

언젠가 한 성직자가 강론에서 농담조

로 당시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에 대해 말한 적이 있습니다. 어

른 출연자들이 나와 어린아이들처럼 구르

고 때리고 낄낄거리는 장면이 아이들에게

도교육적효과가없다는이야기였습니다.

그날 이후 SNS를 통해 악플들이 달리

는데차마입에못담을욕설부터조롱, 가

톨릭에 대한 비하, 인신공격 등 정신을 못

차릴정도였습니다. 내가좋아하는프로그

램을왜네가폄훼하느냐며무차별공격을

해댔습니다. 댓글에대해조금이라도해명

조의 글이 실리면 더욱더 센 욕설로 덮어

버리기일쑤였습니다. 그래서아예대꾸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뒤에는

다행히언제그랬냐싶을정도로잠잠해졌

습니다. 얼마 후 그분을 만났을 때, “마음

고생 하셨죠?” 하니 “어휴! 말도 말아. 지

옥문앞까지갔다온느낌이야. 하하….”

1978년처럼 교회가 지금 순위를 매겨

안 좋은 프로그램을 공개한 것은 결국 보지 말라는 권고입니

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좋은 프로그램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바람직하지 못한 프로그램도 이야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당시 바람직하지 않은 프로그램에 오

른 작품 관계자들의 반응은 알 수 없습니

다. 그런데 만약 시청자들이 그런 반응을

보였다면한번쯤은자신을되돌아보는계

기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요? 당시에 심포

지엄에서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 TV 방송 제작진에게 사회 윤리적인 가치 기준

과 목표가 없고 이념적인 방향감각이 무디다. 즉 인

간의가치와새로운인류공동체에대한이해와인식

이결여되어있다.

⃞민영방송이너무오락중심이다.

⃞현재 TV 방송은너무독과점상태이다. 이러한제도

적인결함때문에시청자의권리와자유를발휘할여

건이성립되지않는다.

⃞TV는 오락의 도구이긴 하지만 동시에 교육적이고

예술적인가치를전달해주어야한다.

⃞드라마작가의수준항상이시급하다.

⃞프로그램의획일화를위한문공부측의간섭통제가

너무심하다.

⃞지식층시청자의이율배반적인태도가문제이다. 즉

지식인일수록 폭력 프로그램이나 재미 위주의 프로

그램을즐겨보면서후에는비판만한다. 시청자자신

의의식이높아져야하며재미가없어도좋은프로는

살려나가려는자세가있어야한다.

위의결론들을현재와비교하면물론다

맞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TV 프로

그램 어떻게 선택할까?”는 오늘날에도 우

리에게중요한주제입니다. 우리가살면서

자신의 가치와 생각을 반영하여 선택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바보상자 안에 갇

힌진짜바보가될테니말입니다.

허영엽

마티아

신부

|

서울대교구홍보위원회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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