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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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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있는 이곳 복사단 아이들 중, ‘토마스’라는 참 순수

한친구가있습니다. 이친구가한번은허리가아파서고생

하고있던저에게물었습니다.

“신부님, 신부님허리에문제가있죠?”

“응, 그렇지.”

“신부님안경쓰신것도눈에문제가있어서쓰는거죠?”

“뭐…. 그렇지.”

“왜신부님은그렇게문제가많아요?”

당시에는 그저 “하하 그러네…. 난 참 문제네”라고 대답

했습니다만, 제법 많은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니 문제들은

모두제안에있었던듯합니다.

제가 있는 이곳 탄자니아, 특히 수쿠마 부족 사람들에

게 적응하기 어려운 특징은 바로 ‘미안할 때 웃는 것’입니

다. 저에게뭔가석고대죄를해도모자랄거같은실수를하

고도 시원하게 웃어버리는 모습을 보노라면, 사랑을 나누

러 선교사로 왔다가 성격만 버리고 돌아가게 되는 것은 아

닌가하는걱정이절로들때가있습니다. 또한무엇보다물

에 대한 어려움이 가장 큽니다. 오로지 빗물로만 버텨야 하

는 곳이니 건기가 되면 세수나 양치를 하기 위해 물 한 움

큼을 더 쓰려고 할 때마다 머릿속으로 엄청난 계산과 염려

를해야합니다. 몸으로는익숙해지나마음으로는적응되지

않는 어려움들을 체험하게 됩니다. 그렇게 점점 예민해지

고얼굴에는미소보다짜증이쌓여감을느끼기도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 힘든 곳에서 그나마 가장 많은 것들을

갖추고 살아가는 제가 오히려 가장 찌푸린 얼굴로 살고 있

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사랑하셔서 당

신보다훨씬낮은존재인피조물이되어오셨는데, 저는고

작 사는 환경 조금 어려워진 것으로 세상이 망해가는 얼굴

로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때부터 저는 그저 이들과 ‘함

께’, 이들 ‘처럼’, 이들 ‘안에서’ 살아가고자 노력했습니다.

물론 노력이 늘 쉽지는 않지만 그렇게 조금씩 생각과 태도

를 바꾸려 노력하자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한국에 있었다

면결코느끼지못했을기쁨들을알아가게되었습니다.

우기인데도 불구하고 한 달 가까이 비가 내리지 않아 걱

정이 가득하던 중, 한 달 만에 내린 비에 주임신부님과 함

께 깡충거리며 기뻐했던 순간. 한두 달에 한 번 시내에 나

가서 따뜻한 물로 샤워할 때에 저도 모르게 외치게 되는

‘알렐루야!’ 조금씩말이통하며마음을알아가고머나먼곳

에서 온 저를 걱정해주시는 교우분들의 마음. 결국 복사단

친구의말처럼문제는외부에있는것이아니라제안에있

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사람들이 제 얼굴에 옮겨준

미소와, 상황들이 제 얼굴에 심어준 미소로 처음보다 많이

웃고자주기뻐하게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예상치 못한 병을 얻어 더 일찍 한국으로 돌

아가게 되었지만, 이곳에서 보낸 시간은 정말로 소중하고

감사한 은총의 시간이었음이 분명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기도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더 많이

사랑하고 기뻐하며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이곳

교우분들을 위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서로 모두

의 기도가 맞닿아 하느님께 드리는 향기로운 제물이 될 수

있기를소망합니다.

김윤상

프란치스코 신부 | 탄자니아선교

후원 문의:

727-2409

|

후원 계좌:

우리은행 454-035571-13-101

(재)

천주교서울대교구

후원회 특강 및 월례미사:

2019년 4월4일

(목)

14시, 가톨릭회관 1층 강당

(해외선교봉사국장 송영호 신부)

서울대교구 해외선교후원회

(담당 송영호 안토니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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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선교봉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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