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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청의
‘성가정상’
보물
우리곁의
서울대교구청에도 여러 성당과 마찬가지로 성화와 성상
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교회의 성물을 통해서 하느님 나라
를 동경하며 바라볼 수 있습니다. 최봉자
(레지나, 1942~)
수녀
가 만든 ‘성가정상’
(1995년, 100x58x135cm)
도 교구청 정원에 서
있습니다. 그는영원한도움의성모수녀회의수도자이면서
조각가로서 우리나라의 많은 성당과 수도원에 성상을 제작
하였습니다. 작가가 만든 예수님상이나 성모상은 사람들에
게차거나낯설지않고포근함과친숙한느낌을줍니다.
단아한 ‘성가정상’은 서울대교구청 구관의 작은 정원 앞
에 있습니다. 그곳에는 많은 가지를 가진 아름다운 소나무
가 한 그루 있고 이를 배경으로 성상이 서 있습니다. 잎이
지지 않는 소나무는 성가정이 지닌 영원한 생명을 상징적
으로보여줍니다.
이 작품에서 우리는 성가족의 구성원인 아기 예수와 성
모마리아그리고성요셉을만납니다. 언제나하느님의말
씀을 삶의 첫 자리에 두고 올곧게 살았던 성가족은 평화로
우면서도 온화한 모습입니다. 하나의 화강암 덩어리에 세
명이 새겨진 것은 성가족이 하느님 안에서 일치되었음을
드러냅니다.
‘성가정상’에서 중심 인물은 아기 예수입니다. 그는 양팔
을활짝벌리고앞에있는사람과세상의모든이에게축복
을주고있습니다. 또한이자세는예수님께서인류의구원
을 위해 희생 제물이 되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다는
것을 미리 알려 줍니다. 예수님은 죽기까지 우리를 극진히
사랑하셨고 그 큰 사랑을 통해 모든 사람이 영생과 구원으
로나갈수있게되었습니다.
성모 마리아와 성 요셉은 예수님을 향해서 고개 숙인 채
손을 잡고 있으며 그 위에 아기 예수가 서 있습니다. 이런
모습은 두 사람이 구세주이신 예수님께 대한 순명과 겸손
의 표시입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참
되게살았던이들의신앙을볼수있습니다.
아직 12월이남아있지만교회력으로는오늘이올해의마
지막 주일입니다. 한 해를 뒤돌아보며 우리 가정과 가족에
게 베풀어 주신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드려야 할 때입니다.
‘성가정상’을바라보면서가정과가족의소중함을다시생각
합니다. 가정은 모든 사람의 고향으로 가정에서 태어나 자
라고 살다가 숨을 거둡니다. 그리고 천상의 고향인 하느님
나라에서자비로우신하느님아버지의품에안기게됩니다.
서울대교구청의 ‘성가정상’은 우리에게 그리스도교 신
자 가정의 모범인 나자렛 성가족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느
님께대한신앙을첫자리에두고가족간에사랑과일치를
이루었던성가정은오늘날가치관의혼란과급변하는세상
속에서도여전히모든가정의귀감이됩니다.
정웅모
에밀리오신부
|서울대교구
주교좌성당유물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