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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의 신음이 천장까지 솟아오르고 있었다. 가난이

내뿜는지독한냄새도온사방에쩍쩍눌어붙고있었다. 그

리고 그곳에 엘리사벳이 있었다. 그 누구도 그녀를 헝가리

의 왕, 안드레아 2세의 딸이라고는 눈치채지 못했다. 아무

도 그녀가 튀링겐의 영주, 루트비히 4세의 아내라고도 상

상하지 못했다. 그만큼 그녀의 행색은 초라했고 환자를 돌

보는 그녀의 행동은 자연스러웠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삶

을 배우고자 했던 그녀는 성 프란치스코 제3회에 입회해

프란치스칸이 되었고, 자신이 가진 성 중 하나를 병원으로

개조해 삶으로 실천하고자 했다. 병원이 완성되자 병든 이

들과 가난한 이들이 그득그득 들어찼다. 그 후부터 그녀는

머리를틀어올리고소매를걷어붙인채, 그들을돌보고있

었다. 환자들의 머리를 쓸어 넘겨주었지만 정작 그녀의 머

리는헝클어져있었고, 노인들의입에먹을것을넣어주었

지만 정작 그녀는 끼니를 잊었다.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놓칠까 봐 그녀는 기도로 하느님의 도움을

청했다.

“또 성안의 곳간이 텅텅 비어 버렸습니다. 계속 저렇게

놔두다가는영주님의영토는남아나지않을겁니다!”

영주의 형제들은 그녀를 내쫓고 싶어 안달이었지만 그

녀의남편, 루트비히 4세는그저웃을뿐이었다.

“흉년이 들어 모두 굶어 죽게 되었잖소. 그러니 어떻게

가만히 보고만 있겠습니까? 내가 못 한 일을 아내가 하고

있으니고마울뿐인걸요.”

그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옷과 재물을 전부 내

다팔아 9백명의아이들에게먹을것을갖다주었을때도,

병원에 환자가 누울 침대가 부족하다며 자신의 침대를 내

어 주었을 때도, 몰골이 흉측하여 만지기는커녕 쳐다보고

싶지도 않은 이를 업고 왔을 때도, 그는 그저 웃었고 그녀

를 지지했다. 하지만 그녀의 남편이 전쟁에 나가 전염병으

로 세상을 떠나자, 그녀는 배 속의 셋째 아이와 함께 성에

서 쫓겨나고 말았다. 그렇게 그녀는 하루아침에 왕족에서

떠돌이가 되었다. 사람들은 권세를 잡은 이들에게 밑 보일

까 봐 아무도 그녀에게 숙소를 제공하지 않았다. 겨우, 오

갈 데 없는 그녀에게 한 남자가 마구간을 내어 주었고, 그

녀는 그곳에서 아이를 낳았다. 하지만 그녀는 서러워하기

는커녕, 마구간에서 예수님을 낳은 성모님을 떠올리며 하

느님을찬양했다. 그녀는죽는날까지이세상에속하지않

았다. 그러니 이 세상의 보화 따윈 중요하지 않았다. 생계

를 위해 아마 풀로 직물을 짜면서도 일부를 가난한 이들과

나누었을 만큼 오직 그리스도가 다스리시는 세상, 그곳만

이그녀의세상이었다.

가톨릭

성인의

하늘의보화

헝가리의성녀

엘리사벳

글_

서희정

마리아

| 그림_

홍미현

세레나

“생명에 대한 무조건적인 권리의 존중’은 모든 사회의 든든한 기둥”

“생명의백성, 생명을위한백성”인우리가하는모든일곧생명을위해서봉사하고생명을지키는일이되어야합니다. 잉태에

서부터자연사에이르기까지모든무고한사람들의 ‘생명에대한무조건적인권리의존중’은모든사회의든든한기둥이며이는

세상을위한것입니다.

(생명의복음 101항참조)

글_

생명위원회

생명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