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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ਔ ੈ

최희

마리나

| 아나운서

말씀

이삭

몇 해 전, 친구와 여름휴가로 태국 여행을 간 적이 있습

니다. 모처럼 여행도 갔으니 기분도 낼 겸 좋은 레스토랑에

서 비싼 음식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자정이 넘

어 레스토랑을 나왔을 때, 일곱 살 정도로 보이는 한 아이

가 레스토랑 앞에 서 있었습니다. 아이는 허름한 옷차림을

하고 장미꽃 한 아름을 안고 있었는데, 보아하니 길거리에

서 여행객들에게 그 장미꽃을 파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늦

은 시간까지 그 길 위에서 장미꽃을 파는 아이가 안쓰럽기

도 하고 해서 선뜻 아이에게 다가가 ‘이 장미꽃은 얼마냐’고

물었습니다. 아이는한국돈으로만원정도되는돈을이야

기하였고, 저는 왠지 바가지를 쓰는 기분이 들어 절반 가격

으로 꽃을 달라고 하였습니다. 아이는 잠시 망설이더니 절

반의 가격에 꽃을 주었습니다. 아직 팔 꽃이 남았는지 자리

를 뜨지 못하는 아이를 뒤로하고 저는 좋은 일도 하고, 예

쁜 꽃도 샀다는 기쁜 마음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숙소로 향

했습니다. 함께있던친구가 ‘너정말착하다’고칭찬을해주

니더욱기분이좋기도했습니다. 숙소에도착할무렵, 저는

순간머리를한대세게얻어맞은기분이었습니다. ‘내가무

슨짓을한거지?’라는생각과함께하염없이눈물이흘렀습

니다. 비싼음식에는기꺼이많은돈을냈으면서길위의아

이에게는 바가지를 쓰고 싶지 않아 오천 원을 깎았던 저 자

신이 너무나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아이에게 꽃을 사 주

는것이좋은일이라여겼는데, 그마음안에도이미이기심

과 계산이 가득했던 것입니다. 그것은 나 자신의 가장 소중

한것을기꺼이나누는것도아니었고, 진정그아이를위한

것이었다기 보다는 저 자신을 위한 행동에 가까웠습니다.

루카복음서 12장 33절에는 이러한 말씀이 나옵니다. “너희

는가진것을팔아자선을베풀어라. 너희자신을위하여해

지지않는돈주머니와축나지않는보물을하늘에마련하여

라.” 주님께서는 가진 것을 팔아서 자선을 베풀라고 말씀하

십니다. 이 이야기는 나에게 쓸모없는 것을 이웃에게 주라

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소중한 것, 내가 아끼는 것을 이웃

과 나누라는 뜻일 것입니다. 또한 마태오복음서 6장 2절에

서는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위선자들이 사람들에게 칭

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 스스로 나팔을 불

지 마라”라고 말씀하십니다.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

서, 내가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나의

가장소중한것을내어주는것이주님께서말씀하신진정한

선행일 것입니다. 다시 발걸음을 돌려 아이를 찾아갔지만,

이미 아이는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아이를 다시 만난다면

남은 꽃을 몽땅 산 후 어서 집으로 돌아가서 쉬라고 이야기

해주고싶었지만, 이미아이는남은꽃을팔기위해또다른

곳으로떠난듯했습니다. 누구나좋은일은할수있지만주

님이 말씀하신 ‘진정한 선행’은 정말 어려운 것일지도 모릅

니다. 다시한번, ‘진정한선행’의의미를떠올려봅니다.

장미꽃을팔던아이

교리상식

영성체를 통해 죄가 없어진다는 말의 근거는 “영성체는 우리를 죄에서 떼어놓는다. 영성체로 받아 모시는 그리스도의 몸

은 우리를 위해 내어주신 것이며, 우리가 마시는 피는 죄를 용서해 주시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신 것이다. 성체성

사는우리를그리스도와결합시키는동시에, 우리가전에지은죄를정화하고앞으로죄를짓지않도록우리를지켜준다”

(「가톨릭교회교리서」 1393항)

조심할것은 ‘고해성사안하고성체만열심히모셔도되겠네’라는유혹이며, 마음에걸리는것은

고해성사로해소해야합니다.

영성체가 소죄를 없앤다고요?

글_

교회상식속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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