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ous Page  2 / 13 Next Page
Information
Show Menu
Previous Page 2 / 13 Next Page
Page Background

ࢮਊભ߽

생명

말씀

가락시장성당은1991년8월준성당으로설립되었습니다. 용산시장에서자발적인기도모임으로시작한모임이1985년6월

농수산물가락도매시장이생기면서용산상인들과함께가락시장으로옮겨오게되었습니다. 1986년가락시장교우회가생

기고, 4월가락정식당에서첫미사를봉헌하게되었습니다. 1988년1월당시청과동건물3층을임대해성당을만들고첫미

사를봉헌했으나주변의민원으로철거를당하고말았습니다. 다시식당과사무실, 노인정등을돌며어렵게미사를봉헌해

오다1989년12월부터지금의성당자리인사무실을임대해사용하고있습니다.

김명중

시몬신부

|

전산정보실부실장

가락시장

(준)

성당

사진

설명

서울특별시송파구양재대로 932

(가락동)

포이동성당 가락시장(준)성당 고척동성당

성령, 사랑의선물

예수님은 분명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셨지만, 그분의 제

자들이 처음부터 이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기쁨 속에 지냈

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령 오늘 복음을 보면, 마리아 막

달레나가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주님을 뵌 사실을 알린 후

에도제자들은여전히두려움에떨며 “문을잠가놓고있었

다”

(요한 20,19)

고 합니다. 부활의 소식을 전해 듣고도 여전히

스승을 잃은 슬픔에 잠겨 “침통한 표정”

(루카 24,17)

으로 엠마

오로 향하던 제자들의 모습에서도 아직 기쁨을 찾아볼 수

는없습니다. 이렇게당신의부활을보고듣고도깨닫지못

해 혼란스러워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

다. “성령을받아라.”

(요한 20,22)

과연 성령께서 오시어 그들 가운데 머무르시자, 제자들

은 이제 확신에 차서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온 세상에 선포

하게 됩니다. 오늘 제1독서는 이 광경을 장엄하게 묘사하

며, “불꽃 모양의 혀들”

(사도 2,3)

이 나타나 제자들 위에 내려

앉았고, 그러자이들은성령에가득차갖가지언어로하느

님의업적을말하였다고전합니다.

여기에서 ‘성령께서 내려오시어 제자들 위에 내려앉았

다’라는신비로운표현은아마도, ‘하느님의사랑이당신자

녀들 가운데 머무르시며 그들을 내면으로부터 변화시키셨

다’고 풀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께서 말

씀하시듯, 성령은 곧 “사랑 자체이시”기 때문입니다.

(『삼위일

체론』, 6.5.7)

하느님 사랑의 힘이 제자들을 감싸자 그들은 인

간적인 두려움과 불신을 떨쳐 버리고 일어나 마치 딴사람

이된듯담대하게복음을전하게됩니다.

성령이 곧 사랑 자체라는 점은, “하느님께서 각 사람에

게 공동선을 위하여 성령을 드러내 보여 주십니다”

(1코린

12,7)

라는 제2독서의 말씀을 이해하는 열쇠가 됩니다. 곧,

성령께서주시는갖가지은사와선물은근본적으로자기만

족이나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형제들

을, 그리고그안에살아계신하느님을사랑하기위한도구

라는 것입니다. 성령의 교회는 그 구성원들이 서로의 잘남

과의로움을뽐내는경연장이아니라, 서로가가진것을나

누고 서로의 부족함을 보듬어 안으며 “친구들을 위하여 목

숨을 내놓는”

(요한 15,13)

예수님의 섬기는 사랑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의신비체입니다.

요즘사회적으로큰이슈가되는 ‘갑질’ 문제는, 이런섬기

는 사랑의 결핍을 드러내는 증상이라 할 터인데, 이와 같은

모습이 우리 교회 공동체에도 만연하지 않은지 반성합니다.

성직자와평신도사이에, 각단체사이에, 혹은단체장과단

체원들 사이에 있을 수밖에 없는 권한의 차이는, 인간적인

권위를 내세워 갑질을 하기 위한 근거가 아니라, 유기적인

그리스도의 신비체를 이루기 위한 사랑의 직무가 다양하게

드러나는것일뿐입니다. 갑질이아니라서로를섬기는사랑

이야말로 우리가 그리스도의 제자임을, 성령의 교회임을 세

상에증거하는유일한방식임을잊지말아야할것입니다.

최규하

다니엘신부 | 가톨릭대학교성신교정교수